[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야말로 '비거리와의 전쟁'이다.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0만 달러)이 열리는 '격전지'는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ㆍ7400야드ㆍ사진)다. 일단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가 아닌 대회 개최지 가운데 가장 긴 파70 코스라는 대목부터 심상치 않다.실제 지난해 선수들의 페어웨이안착률은 PGA투어에서 여섯번째로 낮았고, 그린적중률은 네번째로 더 낮았다. 결국 PGA투어가 열린 전체 51개 코스 가운데 난이도가 11위에 랭크됐다. 1929년 개장해 올해 81년째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골프장은 버트 웨이가 설계한 코스를 1960년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리모델링하면서 난코스로 돌변했다.전후반 9개 홀이 모두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다. 선수들의 우승경쟁은 일단 2번홀(파5ㆍ526야드)의 '버디사냥'이 출발점이다. 왼쪽으로 굽어진 도그렉홀로 충분히 '2온'이 가능해 최소한 버디, 가능하면 이글까지도 잡아내야 우승진군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에도 이글 이 6개, 버디는 147개가 쏟아졌다.4번홀(파4ㆍ471야드)은 반면 '핸디캡 1번홀'로 스코어를 지키는 것이 관건이다. 티 샷이 통상 내리막 지점에 떨어져 다음에 포대그린을 공략하기가 만만치 않다. '파가 곧 버디' 같은 홀이다. 지난해 이글은 1개도 없었고, 버디가 16개 나왔지만 보기 이상은 113개나 됐다. 9번홀(파4ㆍ494야드)도 어렵다. 파4홀 중 가장 긴데다가 오르막 지형에 그린까지 솟아 있어 체감거리가 530야드를 훌쩍 넘는다. '승부처'는 단연 16번홀(파5)이다. 전장이 667야드, 선수들은 '몬스터홀'이라고 부른다. IP지점에는 벙커가, 그린으로 가는 길목에는 페어웨이 오른쪽에 작은 개울까지 도사리고 있다. 그린 역시 해저드가 겹겹이 방어막을 두르고 있다. 1975년 PGA챔피언십 당시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미국)가 극적인 '파'로 역전우승을 차지해 명승부를 연출한 홀이다. 마지막 18번홀(파4ㆍ464야드) 역시 타이거 우즈(미국)의 '어둠의 샷'으로 유명하다. 우즈는 2000년 이 대회의 전신인 NEC인비테이셔널 당시 짙은 어둠 속에서도 두번째 샷을 홀 60cm 거리에 붙여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갤러리들은 그러자 마치 락콘서트장처럼 라이터 불빛을 반짝이며 그린으로 올라오는 우즈를 성원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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