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원인은 '공천'..'최고위원들 '몽니' 지나쳤다'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이 7ㆍ28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한결같이 공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공정한 공천을 위해 후보들을 심사해야 할 최고위원들이 제몫 챙기기에 급급해 선거를 망쳤다는 비난도 나와 내분조짐이 일고 있다.박지원 원내대표는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일한 공천의 결과"라며 공천 문제가 선거패배의 중요 원인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전략 부재도 문제지만 경쟁력에서 밀린 후보를 공천했어야 했냐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서울 은평을 선거는 정권 2인자를 심판하겠다는 중요한 지역이었는데도 '이재오 대항마'가 왜 장상 후보였는지 대해선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장상ㆍ윤덕홍 최고위원이 자신으로의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신경민 MBC 선임기자의 영입을 무산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할 최고위원회의가 정작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자리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은평을 선거에서 야3당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자체 여론조사보다 더 큰 격차인 18.4%포인트로 패배한 원인이 됐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최고위원이던 송영길 인천시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송 시장은 인천 계양을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길학균 경인대 겸임교수를 추천했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최원식 변호사를 내세웠다. 송 시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길 교수의 전략공천을 요구하면서 시위하기도 했다. 그는 길 교수의 공천이 뜻대로 성사되지 않자, 손 고문이 추천한 최 변호사의 공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결국 아무런 지역 연고도 없었던 김희갑 후보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보여준 최고위원들의 '몽니'는 상상 이상의 수준"이라며 "자신들이 출마하겠다고 하거나 자신과 일하던 사람을 내세우며 시위해 선거를 망쳐놓고서도 아무런 반성도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는 29일 모임을 갖고 정세균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임시지도부를 구성해 전당대회를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 측은 이와 관련, 대표 개인이 혼자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며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당 핵심관계자는 "소위 비주류라고 하는 의원들이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지난 2년 간 치른 선거 중 한 번의 패배로 마치 패장으로 몰아가는 것은 올바른 평가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당 원로와 중진들과 회동을 갖고 주말과 내주 초 향후 거취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달중 기자 dal@ⓒ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