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이윤재 기자] "리비아가 당신(한국)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리비아 주재 한국기업 관계자)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리비아는 정치적 교류가 많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는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한국기업들에게 리비아는 드러나지 않았던 '보물창고'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한국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역관계가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비아측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개선해야한다는 입장을 들고 나올 경우, 우리기업의 대(對)리비아 진출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국토해양부와 한국무역협회·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기업의 대(對)리비아 투자금액은 3400만달러로, 같은기간 우리건설사들이 리비아에서 수주한 금액(31억달러)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리비아에서 쓰는 돈이 벌어 들이는 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수출·입 통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지난해 우리기업들은 리비아 수출 규모는 12억3500만달러로 2008년(8억2100만달러)대비 50.4%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3.7% 증가한 6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리비아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2008년(1165만달러)보다 75% 감소한 29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교황청(993만달러), 팔레스타인해방기구(689만달러)보다 낮은 수치다.리비아 측은 실제로 이 같은 일방적 교역관계 해소를 위해 최근 우리 정부에 투자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리비아 측이 최근 우리대사관 등과의 면담에서 자국이 한국 제품을 수입하고, 건설 수주를 도와주는 것에 비해 한국이 투자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언급하며, 투자 활성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근무하는 종합상사 주재원은 "한국과 리비아의 경제교류가 많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일방적 무역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은 무역불균형이 이번 외교갈등 사태의 근본적 이유는 아니지만, 향후 파장이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한편 리비아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도 사태 파악에 분주하다. 리비아에 연간 1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약 400만대에 달하는 연간 글로벌 판매량에 비하면 수출 규모가 미미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최근 이란과의 금융거래 중단으로 연 1만대 규모의 대(對)이란 자동차 수출도 막혀 있는 상황이다.포스코건설·롯데건설·엠코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40억달러 규모의 도시철도사업에 참여중인 현대로템 측도 "현재까지는 현지 상황에 문제가 없지만, 향후 경제 분야로 확대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박수익 기자 sipark@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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