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블랙박스]헤지라, 원자탄, 그리고 원전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7월16일은 인류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먼저 622년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고향인 메카에서 박해를 받고 메디나로 이주합니다. 이것이 이슬람력의 기원이 된 '헤지라(聖遷)'입니다. 헤지라는 아랍어로 '이주', '이탈'이라는 뜻입니다. 마호메트는 메디나를 이슬람교로 개종시킨 후 메카를 비롯한 아라비아 지역의 이슬람화에 성공합니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도들은 이 날을 이슬람력의 시작으로 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의 강력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슬람교의 시작이 바로 오늘인 것입니다.65년전인 1965년 또 하나의 대형사건이 터집니다.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실험을 미국이 세계 최초로 이날 성공시켰습니다. 한번에 수십만, 수백만명을 희생시킬 가공할 무기가 탄생한 날입니다. 당시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오펜하이머, 아인슈타인 등의 과학자들은 이후 반핵 운동을 할만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핵무기는 여전히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후 옛 소련을 비롯한 많은 강대국들이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었고, 앞다투어 핵 보유국이 됐습니다. 다행스럽게 일본에 터진 2개의 원자폭탄 외에 아직 추가적인 원폭 투하는 없었습니다. 대신 당시 과학자들이 공개적으로 외쳤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크게 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발전인데요. 우리나라도 1970년대부터 원자력발전에 뛰어들어 지금은 전력량의 상당수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만약 원자력발전소 건립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우리 경제가 받는 타격은 훨씬 더 컸을 것입니다. 1980년대 중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방사능 유출 사고 등으로 주춤하던 원자력발전 시장이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공포의 상징이었던 원자력이 그린 에너지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가 됐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더욱 가속화됐습니다.15일 국내증시에서 대표적 원전테마주인 한전KPS가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연초 4만원대 초반 수준이던 한전KPS는 15일 장중 7만5700원을 찍었습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에 7만3600원으로 조정받으며 마감됐지만 증권가의 러브콜은 여전합니다. 이달 들어 나온 한전KPS에 대한 증권사 분석보고서가 제시한 목표가는 8만3000원에서 9만원입니다. 두달 전 5만원에서 6만원대를 부르던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점차 높인 것입니다. 15일 보고서를 낸 KTB투자증권은 한전KPS 목표가를 7만2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올렸습니다. 꼭 한국형 원전수출이 아니더라도 원자력 르네상스는 정비수요를 유발해 한전KPS와 두산중공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에서였습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한수원이 한전에 재통합되면 정비업무를 한전KPS에 이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 포인트로 해석했습니다. 인도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도 한전KPS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5일 보고서를 냈던 LIG투자증권은 당시 목표가를 6만8000원에서 9만원으로 단숨에 올렸습니다. 9만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한전KPS의 최고 목표가입니다. LIG투자증권은 공무원 임금동결로 인해 인건비 예산이 지난해보다 750억원 감소해 매출원가가 감소할 것이란 점을 긍정적 포인트로 제시했습니다. 한전KPS의 인건비는 매출원가의 40~50% 수준입니다. 탄력성은 뒤지지만 두산중공업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입니다.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가는 8만8000원(삼성증권)에서 11만원(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입니다. 아시아발전시장의 대표수혜주란 평가에서입니다.역시 주춤하고 있는 비에이치아이도 증권사들은 3만원대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주가는 6월중순부터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티에스엠텍 역시 같은 흐름입니다.증권사들의 관심은 적지만 일반 개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모건코리아도 큰 흐름은 비슷합니다. 터키 원전 수주 모멘텀으로 시세를 낸 이후 탄력이 떨어진 모습입니다. 다만 관련 뉴스가 나올때마다 다른 종목에 비해 단기 시세를 더 내는 수준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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