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천시의원들, 가짜 학력 사용 드러난 의장 내정자 그냥 두기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초의원 시절 12년간 가짜 학력을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는 류수용 민주당 인천시의회 의장 내정자가 '무사히' 의장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료 민주당 인천시의원들과 인천시당 등이 신임 의장 내정자의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과 참신성을 바탕으로 시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시의회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벌써부터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인천시의원들은 지난 2일 오후 모임을 갖고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류 내정자의 기초의원 시절 가짜 학력 사용 사실에 대해 논의했다.지난달 30일 아시아경제 온라인판 최초 보도에 의해 류 내정자가 기초의원 시절인 제1,2,3회 지방선거 당시 인하대학원 재학, 서산농림고 등의 학력을 기재했지만 모두 허위 학력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인천 지역 대표 시민단체 중 하나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가 지난 1일 성명을 내 "도덕성에 치명적인 흠결이 있는 류 내정자는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등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별다른 조치를 결의하지 않은 채 류 당선자의 해명만 듣고 회의를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의원들이 "류 내정자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의원들이 "의장 후보 경선 과정과 지방선거 도중에 이미 일부 알려졌던 사실인데다 마땅한 대안도 없는 만큼 그냥 넘어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인천시당 쪽도 류 내정자의 개인적인 유감 표시 성명만 발표하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류 내정자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오는 6일 개회되는 제6대 인천시의회 첫 정기회 본회의에서 인천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인천시의회 의장은 인천 지역에서 '7대 기관장' 중 하나로 꼽히는 요직으로, 인천시에선 송영길 인천시장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자리다.하지만 시민사회에선 새로 들어선 제6대 인천시의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33명의 시의원 중 23명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 인천시의원들은 '도덕성·참신성' 등을 무기로 들고 나와 인천시민들에게 선택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인천시의원들 중 대다수가 류 내정자의 기초의원 시절 가짜 학력 사용 사실을 이미 알고도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민주당 인천시의원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내정자를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것은 계파·정치 논리를 의장 후보 내정자의 도덕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천 부평구 정 모(38)씨는 "초선 의원들이 대부분인데 벌써부터 계파 싸움에 익숙한 걸 보니 이번 시의회도 별로 기대할 게 없는 것 같다"며 "어떻게 정치인들은 당선만 되면 시민들이 보는 시각은 무시하고 정당, 정치 논리만 우선시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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