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최근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보면서 놀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가와 개인의 심각한 부채문제로 자국은 물론 전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스페인이나 그리스가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이 높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10여년전 외환위기때 국제신용평가사들에 호되게 당한 적 있던 우리나라로서는 참 억울한 일입니다. 신용평가사의 잣대에 문제가 있다며 보다 공정한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천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신용평가사의 평가결과를 따라 움직이고 있으니 이같은 울분은 술자리 안주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싫든 좋든 이들 신용평가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달 썰물처럼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다시 국내증시로 유입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까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경쟁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지난해 9월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편입하면서 MSCI 선진지수 편입도 당연시되던 분위기는 막상 결정이 임박하면서 안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전히 기대는 하지만 불발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입니다.지난해 6월 우리나라가 신흥국 시장 잔류가 결정되면서 MSCI 측이 개선 요구 사항으로 꼽았던 ▲역외 외환시장 부족 ▲경직적인 외국인 투자등록 제도 ▲반(反) 경쟁적 제도 등에 대해 정부가 아직 뚜렷한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선진지수로 격상된 이스라엘도 지적사항을 완전히 이행하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섣부른 비관론을 전개할 필요도 없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어떤 전망이 맞을지는 앞으로 1주일 안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만 어떤 결론이 나든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은 언제든 오른다는 사실입니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우리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12조원에서 24조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명목 GDP 기준 15위(2009년 10월 기준) 시가총액 17위, 거래대금 9위를 기록하고 있어 경제발전과 시장규모 및 유동성이라는 MSCI의 2대 기준은 이미 충족하고도 남는 상태입니다.우리 증시는 현재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돼 있습니다. 이는 선진지수에 포함돼 있는 국가의 PER는 일본(14.8),홍콩(13.9),미국(12.2)은 물론 중국(11.2), 인도(14.8), 대만(11.5) 등 신흥국들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선진지수에 편입된다면 시장 전체의 저PER 상태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그렇다면 새로 들어오는 외국계 자금은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질까요. 교보증권은 FTSE 선진지수 편입 사례를 들어 중소형주보다 대형주로 접근할 것을 권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선진증시 대비 PER 할인율이 커 PER 상승여력이 큰 경기소비재, 산업재, IT업종을 주목했습니다. 과거 포르투칼이 그랬다는군요.실제 IT(8.1), 산업재(8.3), 경기소비재(8.5)는 PER이 가장 낮은 섹터로 분류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업종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필수소비재업종(12.3), 의료업종(13.3)은 PER이 높은 종목이었습니다. 지난달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집중된 하이닉스의 경우,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실적 기준 PER가 4~5배 수준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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