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심리 뚜렷..외인도 시각변화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유난히 늦게 찾아온 봄이 어느새 다 지나가버린 모양이다. 나무들은 어느덧 무성해진 푸른 빛깔의 옷들을 걸치고 있고, 행인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졌다. 주식시장에도 서서히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걸까. 지독하고 매섭기만 했던 5월이 마무리되고 6월 첫 주가 시작되면서 투자심리 역시 한결 가벼워진 분위기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단 하루만 소폭 조정을 받았을 뿐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낙폭 회복에 주력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유럽 리스크 여전하지만 투심은 크게 개선6월 첫째주 주식시장을 기다린 뉴스는 그리 반갑지는 않은 소식이었다. 지난달 28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향조정한 것. 스페인은 유럽경제에서 4번째 경제대국인 만큼 스페인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퍼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 역시 일제히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국내증시는 31일 오히려 1% 이상 상승하며 스페인 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피치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인데다, 조정 폭 역시 한단계에 불과했고, 투자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예상외로 악재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장중 코스피 지수가 1620선까지 내려앉자 오히려 저가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위기가 기회로 뒤바뀌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상당기간 글로벌 증시를 뒤덮었던 유럽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지수도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中, 경기위축 우려에 주가 연일 바닥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1일. 이날 국내증시를 약세로 이끈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이었다. 이날 발표된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9를 기록, 예상치(54.9)를 밑도는 결과를 내놓은데다 전월에 비해서도 1.8포인트 하락하면서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잇단 통화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긴축 조치를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증시에는 독이 됐다. 4일 중국증시는 한 때 2500선을 위협받는 수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중국증시의 이같은 흐름은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일제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과거에 비해 중국증시 영향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관련주나 전반적인 증시 투자심리에는 부담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저가매수 심리는 여전..외인도 서서히 변화이번 주 증시에 가장 큰 호재가 됐던 것은 저가매수 심리였다. 개선된 투자심리가 저평가된 증시 밸류에이션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5월 내내 등을 돌리고 있던 외국인 역시 매수 우위로 방향을 틀면서 지수가 반등에 나설 수 있었다. 특히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세차례나 10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는 등 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서서히 시각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1일과 3일에는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이틀 연속 2000계약 이상의 매수세를 보이며 차익거래 환경을 개선시키는 역할도 해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극단적인 백워데이션을 유지하던 베이시스를 콘탱고로 이끌며 정상화과정을 이끌어냈고, 이는 차익 매수세를 유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외국인의 주식비중 확대로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도 상당규모의 순매수세가 유입됐으니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물시장이 반등에 나서도 여전히 비관론 일색이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스탠스 변화가 포착된 한 주였던 셈이다.
◇코스피, 한달만에 2주 연속 상승세코스피 지수는 이번주 2.55%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은 지난 4월말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이다.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1625.08에서 장을 출발해 1664.13으로 거래를 마감, 2.55%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중 최고가는 1670.94, 최저가는 1621.0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번주 총 4900억원 규모를 사들였으며, 하루 평균 1228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하루 평균 순매수에 나선 것은 4월말 이후 한달만에 처음이다. 기관은 이번주 총 18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으며, 일일 순매도 금액은 455억원 규모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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