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형오 국회의장 퇴임사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김형오 국회의장은 29일 퇴임사를 통해 "의회주의자로서'대화와 타협'으로 상생하는 국회를 만들고자 했다"면서 "지난 2년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18대 국회 후반기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정신으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민의 국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동료 의원과 국회 가족 여러분,이제 내일이면 저는,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에서 물러나평의원으로 돌아갑니다.지난 2년간 국회의장의 소임을 대과없이 마칠 수 있도록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윤성 부의장님과 문희상 부의장님을 비롯하여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보내 주신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박계동 사무총장, 신해룡 예산정책처장, 심지연 입법조사처장,안병옥 입법차장, 임인규 사무차장, 허영호 국회도서관장 직무대리,그리고 성심껏 뒷받침해 주신모든 국회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바쁘신 가운데도 자리를 빛내 주신 내빈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돌이켜 보면,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고의회세력이 교체되는 전환기에 출범한 18대 국회는시작부터 순탄치 못했습니다.다수의 힘의 정치와 소수의 버티기 정치가 충돌하면서명예롭지 못한 기록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정치 선진화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현실 정치의 멍에가 너무 무거웠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그러나 충돌과 파열로 소란스러운 가운데서도우리 정치는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에 하나가 되는 저력을 보여주었고,안보 위기 상황에도 성숙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역대 최대의 법률안 처리 건수에서 보듯이의원들의 일하려는 의욕과 열의는 그 어느 때보다 대단했습니다.정치 선진화의 초석도 놓았습니다.개헌과 국회법 개정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습니다.이제 18대국회 후반기에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지난 2년간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입법지원 기관들이 괄목상대할 만큼 발전했다는 사실입니다.전문성과 위상이 이전과는 현격하게 달라졌고대외적인 신인도도 크게 높아졌습니다.각 기관과 더불어 국회방송, 국회보 등은국회의 활동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여성들이 국회 고위직에 진출하면서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도 고무적입니다.아울러 대변인실 설치, 방문센터 개설, 국회도서관 야간 개장,입법정보 서비스 오픈, 국회 블로그 개설 등을 통해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는열린 국회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의장직에서 물러나는 이 순간,국회 소속 공무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빛나는 성과에흐뭇하고 대견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수고하신 각 기관장과 소속 공무원께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앞으로 더욱 절차탁마(切磋琢磨)한다면 수년 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명성 높은 기관으로 굳게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합니다.동료 의원 여러분,저는 의회주의자로서‘대화와 타협’으로 상생하는 국회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다수결의 원리와 소수의견의 존중을 국회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정파를 떠나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고자 애썼습니다.그 과정에서 힘겨운 순간도 많았고, 안타까운 마음도 컸습니다. 여야가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하는 대결구도 속에서 대화와 타협의목소리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하지만, 소신과 원칙을 갖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파국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던 것을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서로 다른 가치와 주장이 부딪치는 정치의 현장이기에격론이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정치적 신의만큼은저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다수의 관용과 소수의 아량이 어우러지고,가끔은 여유와 유머로 힘든 국민께 작은 위로를 드리는멋진 정치를 보여 줘야 합니다.현상에 매몰된 답답한 정치가 아닌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의 정치가 되어야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지난 2년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18대 국회 후반기는선우후락(先憂後樂)의 정신으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최선을 다하는 ‘국민의 국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저는 지난 2년 동안 ‘역사’와 ‘책임’이라는두 단어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으며,앞으로도 영원히 저와 동행하리라는 점을 깊이 깨우치고 있습니다.이제 그 동안의 모든 애환을 뒤로하고,홀가분한 마음으로 물러나고자 합니다.혹시라도 저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 분들이 있다면,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탓인 만큼 너른 이해를 구합니다.국회의장으로서 제가 취했던 선택과 결단은국민과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습니다.위로와 격려를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 여러분의따뜻한 성원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정말 감사했습니다.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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