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기자
건헌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화물선이 한번 항해를 시작하면 한두달 동안 바다위를 오가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따라서 각 선박은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화물을 싣도록 하는데, 이 기준은 선박이 물속에 잠기는 깊이인 ‘홀수’로 결정하며, 선박의 최대 흘수(수중에 잠기는 선체 깊이)를 만재흘수(Full Load Draft)라 한다. 또한 만재홀수를 배에 표시한 것을 ‘건현표(FREE BOARD MARK)’라 한다. 건헌표는 화물의 과적으로 해난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지난 1966년 국제만재흘수선 조약(ICLL)을 체결해 건현표 표식을 의무화했다. 선체 외판 양 측면 중앙에 그려진 이 표식을 보고 해당 선박의 선급협회와 해역·계절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만재흘수선들을 알 수 있다. 사진에서 원표의 ‘NV’는 노르웨이 선급(Norske Veritas)을, 만재흘수선에서 ‘TF’는 열대담수 만재흘수선, ‘F’는 하기담수 만재흘수선, ‘T’는 열대 만재흘수선, ‘S’는 하기 만재흘수선, ‘W’는 동기 만재흘수선을 뜻한다. 수온과 바닷물의 염도 등에 따라 부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상황에 맞춘 만재홀수선을 표시한다.선미 IMO번호
선박의 맨 뒤쪽에는 그 배의 이름과 선적항, ‘IMO번호’를 표시한다.선명은 명명식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표시하며, 그 바로 아래에는 배가 등록돼 있는 항구인 선적항을 쓴다. IMO번호는 선명이 동일할 경우를 대비해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하는 선박 식별번호로 자동차의 번호판과 같은 것이다. 선실 뒷편에 위치한 선박의 굴뚝인 펀넬에는 각 배마다 가지각색의 마크가 그려져 있다. 이는 해당 선박의 선주사 로고로 그 선주사의 원칙에 따라 비율을 조절해 그려 넣은 것이다.또한 선실의 정면부분을 보면, 커다랗게 쓰여진 ‘NO SMOKING’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유조선이나 LNG선, LPG선 등의 경우 아무 곳에서나 흡연을 하면 유류에 불씨가 옮겨 붙어 화재, 폭발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갑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고 이를 표시한 것이다.이밖에 배의 선실 뒤에는 파이프들이 꽂혀 있는 약 15m 높이의 네모난 기둥이 있다. 선박의 굴뚝이라 할 수 있는 ‘펀넬(Funnel)’이며, 그 위의 1m 정도 솟아있는 파이프들이 기관실의 추진기관, 보일러, 발전기관에서 나오는 연소 가스를 배출하는 ‘가스파이프’다.펀넬마크
굴뚝의 가장 큰 역할은 각 기관에서 발생하는 연소 가스를 밖으로 잘 배출시키고, 가능한 연기를 높게 뿜어내며 그을음도 멀리 날려 보내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굴뚝의 배출구를 가능한 높게 하며, 40m가 넘는 길이의 파이프 굴곡을 최소화해 배출되는 연기의 흐름을 좋게 한다.파이프 직경은 컨테이너선의 경우 3.2m 이상으로 15t 덤프트럭과 맞먹는 크기다. 굴뚝은 높을수록 좋긴 하지만, 입항하는 항구의 제한 높이와 선실꼭대기의 레이더 탐지각도에 걸리지 않기 위해 높이를 제한해 설계한다 <자료 제공: 대우조선해양>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