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명숙, 첫 TV토론 진검승부(종합)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오세훈 한나라당, 한명숙 민주당, 지상욱 자유선진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17일 밤 KBS 주최로 열린 TV토론에 참석, 진검승부를 펼쳤다. 8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오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의 공격이 집중됐지만 관전 포인트는 역시 오세훈, 한명숙 후보의 맞대결이었다. 두 후보는 1대 1 질문과 답변 등 상호토론 과정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 교육과 복지 ▲ 강남북 균형발전 ▲ 일자리 창출 등의 주제를 놓고 '거짓말마라', '사과하라', '폄하말라' 등의 격한 표현이 오고갈 만큼 토론분위기는 치열했다. 지 후보는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제3당 후보로서 얼굴을 알리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한편,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KBS 자체기준에 미달,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주제로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교육복지 분야에서는 무상급식과 하나고 특혜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 후보는 교육시장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사교육·학교폭력·학교 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는 야권의 지방선거 핵심공약인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내걸었다. 한 후보는 "오 후보의 무상급식은 가난을 증명해야 밥 한 그릇 먹고 상처 한 그릇 더 받는 처지"라고 비판하면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이는 철학의 문제"라고 오 후보를 몰아세웠다. 오 후보는 이에 "소득 5만 달러가 되는 핀란드, 스웨덴만 하는 공약이다. 총리 시절엔 왜 관심이 없었느냐"고 물었고 한 후보는 "총리 시절 무상급식 정책을 폐기했다는 주장은 잘못"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아울러 지 후보는 오 후보의 서울시정 4년과 관련, 전시용이라고 비판했고 한 후보의 무상급식 전면실시 주장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은 교육감 권한인데 왜 서울시장 후보가 나서는가"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와 한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 '하나고'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는 "하나고의 재단이사장이 대통령의 친구이고 실세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에 있다"면서 고 의혹을 제기했고 오 후보는 "한 후보도 의원 시절에 (경기도) 고양에 국제고 유치를 위해 뛰었는데 그것 역시 특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강남·북 균형발전 놓고 치열한 공방TV토론이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토론 분위기는 한층 가열됐다. 특히 강남·북 균형발전과 관련, 오 후보의 뉴타운 정책에 대한 다른 두 후보의 공세가 집중됐다. 오 후보와 한 후보는 상호질문 과정에서 웃음기 하나없는 굳은 표정으로 상대방 주장을 반박했다. 오 후보는 강남·북 균형발전과 관련, "재산세 공동과세를 통해 자치구간 재정격차를 줄여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는 진정한 경제발전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일자리는 강남에 몰려있고 뉴타운으로 강북이 좋아지지 않았다"면서 "뉴타운은 서민들을 내쫓는 정책이다. 서울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오 후보를 다그쳤다. 지 후보 역시 "(오 후보는) 4년 동안 디자인만 하다가 예산을 쓰고 망가졌다"고 공세를 가했다. 한 후보는 이어 "가든파이브 건설 등에 수 조원을 들이면서 3500억원을 들여 책걸상 바꾼 것을 놓고 공교육의 기초를 닦았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하자 오 후는 "교육복지 이외에는 삽질예산이라고 폄하하는 시각은 경륜있는 지도자로서 안맞다"고 반박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 놓고 막판까지 설전 이어져두 후보의 정책 공방은 이날 토론 마지막 주제인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도 치열하게 이어졌다. 특히 오 후보가 야심차게 내세운 일자리 100만개 창출 공약의 현실성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한 후보는 "오 후보의 100만 일자리 창출 공약을 숫자놀음"이라고 비판하면서 "절반을 차지하는 공공근로 등은 직업이 아니고 생계보호형 일자리다. 디자인 부시장을 없애고 일자리 부시장을 만들겠다"고 공격했다. 지 후보 역시 "서울 인구의 10%인 100만개 일자리를 과연 4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느냐"며 비현실성을 거론했다. 오 후보는 "부시장을 총책임자로 이미 일자리 대책을 가동 중"이라면서 "디자인, 패션, 디지털 등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앞으로 4년간 100만개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마친 세 후보는 모두 본인들이 서울시장 적임자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올렸다. 파리, 런던, 뉴욕 등이 눈 앞에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교육·복지·일자리는 DNA가 있는 사람만 한다"고 서울시장 교체를 강조했다. 지 후보는 "과거 무능한 세력과 현재 오만한 세력이 싸운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토론 평가도 극과 극, "한명숙, 과거회귀 후보" vs 오세훈 "헛공약 남발 그만둬야"오세훈, 한명숙 두 후보의 신경전은 TV토론 이후에도 이어졌다. 조윤선, 임종석 양 캠프 대변인이 18일 토론결과를 놓고 치열한 논평전을 주고받았다. 조윤선 오세훈 캠프 대변인은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서울시에 대한 깊은 고민은 찾아볼 수가 없는 급조된 과거회귀 후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한 후보가 준비가 이 정도로 안 되었는지 놀랐다. 국무총리, 장관, 국회의원을 내세운 경륜이 무색할 정도였다"고 혹평했다. 이어 "왜 시장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 없이 오로지 오세훈 후보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면서 "과연 향후 4년 동안 서울은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보여주기 충분한 토론이었다"고 오 후보의 승리로 평가했다. 반면 임종석 한명숙 캠프 대변인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토론회 내내 전시성 치적을 늘어놓는데 치중했고, 10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식의 비현실적인 공약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진정성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면서 "오 후보는 헛공약 남발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한편,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는 17일 KBS에 이어 18일 오세훈, 한명숙, 지상욱, 노회찬 등 4명의 후보자가 참석하는 MBC 토론회, 19일 오세훈, 한명숙 후보의 SBS 맞장토론이 예정돼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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