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정치권이 20일로 예정된 정부의 천안함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전날 발표한 서울·인천·경기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천안함 사태는 4대강 사업에 이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슈로 나타났다.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에 따라 여야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민주당 등 야권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천안함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러한 민주당의 주장을 "정략적 접근"이라고 "불법군사테러 용의자가 좋아할 만한 말"이라고 비난했다.민주당이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강력한 배수진을 친 이면에는 북한의 어뢰설로 인한 '북풍(北風)'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관계자는 18일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제시 보다는 두루뭉술하게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는 지방선거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말했다.특히 천안함 조사결과가 몰고 올 지방선거 파괴력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 갈 경우 보수층의 결집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5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로 인한 '노풍(盧風)'을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에 6·2지방선거 선거연합을 추진해온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 대표와 정의구현사제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대표들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진상조사 결과에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군 지휘부 문책, 관련 자료 전면 공개, 국가안보시스템 재정비 등을 함께 요구했다.지방선거 출마 후보들 가운데 유시민 참여당 경기지사 후보가 총대를 멘 모습이다. 유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 소행으로 간주하려면 우선 배가 침몰할 때 어뢰든, 기뢰든,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는 증거가 확실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것을 보면 그렇게 단정 지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반면 한나라당은 안보이슈가 지지층 결집 효과에 이어 야권의 '정권 심판론'과 '노풍'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특히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25일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2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방한,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미정)가 줄줄이 예고되어 있어 안보문제는 남은 지방선거 이슈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다만 북풍이 선거에 미칠 영향이 과거와 달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 중진 의원은 "천안함은 이미 2개월 전부터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켰고 지지율에도 반영된 상태"라며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야당이 천안함 침몰 배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중도성향의 표심들이 쉽게 야권 후보들에게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천안함 문제는 적어도 여권에게는 호재일 수 있으나 야권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전망이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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