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천안함 희생장병 끝내 눈물로 인사

희생장병 이름 부르며 울먹여...손수건 꺼내 코밑 닦기도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천안함 희생장병들 앞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TV와 라디오·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 나와 비통한 표정으로 "지금 우리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침몰된 천안함의 함미가 인양되고, 실종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태극기에 덮여 나오는 모습에 국민 모두가 울었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했는지, 가슴이 터지는 듯 했다"고 애통해했다. 특히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하면서, 살아있을 때 불러보지 못했던 사랑하는 우리 장병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다"며 희생장병 46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이 대통령은 장병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면서 목이 메었고, 잠깐 잠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이어 "대통령의 호명에 여러분 한 사함 한 사람이 관등성명을 대면서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리는 듯 하다"며 "여러분이 마지막 순간까지 나라를 생각하고 가족을 걱정하며 서로 '너만은 살아남으라'고, 서로 격려했을 때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제 여러분은 우리를 믿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편히 쉬기를 바란다. 명령한다"며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한다. 대통령으로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고 말을 이었다.이 순간 이 대통령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바지 오른쪽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밑을 닦으며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하지만 연설이 이어지면서 목소리는 더욱 떨리고, 눈가는 촉촉히 젖어갔다.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 결과에 대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철통같은 안보로 나라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희생장병들에게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사랑했던 조국은 여러분을 결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유가족들에게는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위로했다.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는 "이 큰 충격, 이 큰 슬픔을 딛고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을 힘을 모아 이 어려움을 이겨내자. 이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이 장병들의 희생을 진정으로 기리고 그뜻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다"고 당부했다. 연설문 마지막 문구를 모두 읽어내려간 시간은 오전 7시53분이었다. 당초 7시45분부터 생방송으로 5분간 진행키로 했던 연설은 이 대통령이 장병들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려 3분이나 더 걸렸다. 연설이 끝났을 때 이 대통령의 눈가는 이미 눈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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