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송파구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컴퓨터를 가르치는 과정을 마련했다.
청각장애인은 워낙 의사소통이 어려움에도 외관상 장애를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특히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정보 접근에 더 큰 불편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송파구와 서울 농아인협회 송파구지부(지부장 석승모)는 청각장애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이들을 정보화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시키고자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교육에는 모두 15명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컴퓨터 전원 켜는 법, 키보드 조작법 등 기초조작법부터 웹서핑과 이메일 등 인터넷 활용법까지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총 3개월. 다소 길다시피 한 이 기간도 어르신들의 학습 능력을 감안해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강사는 송파구에서 지원하고 두 명의 수화통역사와 자원봉사자는 서울 농아인협회 송파구지부 부설 수화통역센터에서 돕고 있다.◆불편하지만 열의는 최고! 농아인 사회에 배움의 확산 기대!어르신들은 "강사님 보고, 통역 보고, 컴퓨터 화면 보고, 교재 보고 하려면 너무 정신이 없다" 고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컴퓨터를 배울 수 있다는 기쁨으로 수업에 열의가 대단하다. 시선이 컴퓨터로 가 있는 탓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일반인 대상이면 한번만 말하면 되는 내용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쌍자음 입력법(SHIFT+)을 가르치려면 강사가 얘기하고 수화통역사가 통역하고 강사와 수화통역사, 자원봉사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일이 찾아가 지도해야 한다.세 살 때 홍역을 앓아 청각장애인이 됐다는 김영선(60)씨는 “2년 전부터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서 일반 컴퓨터 학원도 가봤는데 들리지 않으니 전달이 안 돼서 배울 수가 없었다”며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딸이 있는데 그동안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연락하기도 불편했는데 컴퓨터를 잘 하게 되면 딸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쓰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강서옥 수화통역센터 팀장은 “비록 시작은 크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 어르신들이 잘 배워서 다시 다른 청각장애 어르신들에게 수화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배움의 확산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관심과 배려가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