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배우 유오성이 부드럽고 편안해졌다. 유오성이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의 주변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8일 개봉하는 '반가운 살인자'로 오랜만에 영화의 주연을 맡은 유오성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길을 돌아온 것 같다"며 "김동욱 감독에게 출연을 제안해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그런 심정으로 작업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영화 '반가운 살인자'는 유오성이 '도마 안중근' 이후 6년 만에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비트'와 '주유소 습격사건' '친구' '챔피언' 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2003년 '별' 이후 7년간 스크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조연으로 출연한 '각설탕'과 독립영화 '감자심포니'는 그간의 공백을 깰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 영화가 '별' 이후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출연했던 여러 작품들에서 제가 교만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주연을 맡았을 때는 '총대를 맨다'는 심정으로 여러 면에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날이 서 있었던 거지요. 그런 상황에서 무성의하고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직설적으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었던 겁니다."영화에서 긴 공백을 보이긴 했지만 유오성은 브라운관에서 꾸준히 대중과 만나왔다. '장길산'(2004) '투명인간 최장수'(2006) '연인이여'(2007) '태양을 삼켜라'(2009) 등을 통해 배우 유오성이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그의 갈증을 채워줄 순 없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백이 길었습니다. 이야기가 오가다 진행이 잘 안 돼 엎어진 프로젝트도 있었지요. 운명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네요. 처음엔 저도 남 탓을 했지만 나중엔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됐습니다. 예전엔 날이 서 있고 강박증도 있었지만 이젠 시간이 지나 심적인 여유와 평화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사진설명=사건현장 조사 중인 백수 유오성]
영화 '반가운 살인자'는 한결 부드럽고 편안해진 유오성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 교만했을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고 예의와 겸손의 균형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반가운 살인자'는 집을 나간 지 2년 만에 돌아온 무능한 백수 가장과 어설픈 신참 형사가 연쇄살인사건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코믹 추격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따뜻한 부성애를 그린 드라마이기도 하다. 유오성은 이 영화에서 딸을 유학보내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찾아 나선 백수 가장 영식 역을 맡았다. "코미디와 부성애가 교차하며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는 영화입니다. 코미디라는 정보만 보면 좌충우돌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감독의 의도는 코미디가 주를 이루는 영화가 아닌 부성애적 측면과 웃음이 조화를 이루는 영화였습니다."종교가 없다고 말하는 그는 요즘 성경책을 머리맡에 두면서 자주 읽는다고 한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일 것이다. 유오성은 최근 120개의 달을 한 장에 담은 '10년 달력'을 만들고 아내에게 "한 줄(1년)에 빈 칸이 두 칸 이상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영화 '반가운 살인자'는 '10년 달력'의 출발점이자 유오성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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