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초계함침몰]청와대 극도로 신중한 대응..왜?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이틀째인 28일 오전 해병대원들과 해군이 사고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청와대가 서해상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사고와 관련,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밤 사고가 발생한 이후 주말에 4차례에 걸쳐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실종자 구조와 침몰원인 규명에 몰두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특히 침몰원인이 내부사고로 결론지어지면 기강해이로, 북한의 공격이라면 남북관계 악화 등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지면서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李대통령 신중에 또 신중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네번째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우선 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자의 구조다"며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이어 "현장상황이 어려운 것 알지만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해달라"면서 "가족들에게는 그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려 진행상황을 소상히 설명하라. 그리고 필요한 모든 편의를 지원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어떤 예단도 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이 대통령은 아울러 "또 중요한 것이 진상조사다"면서 "철저한 조사로 정확한 원인이 규명돼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되 섣부르게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또 예단을 근거로 혼란이 생겨서도 안된다. 철저하게 조사하고 내용이 나오는대로 한 점의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다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박선규 대변인은 "침몰 원인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짐작해서는 안된다"며 "지금으로서는 현지에서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어 증거를 모은 다음에 과학적으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침몰원인 뭐든 정부에 치명타천안함의 침몰원인이 유증기나 폭뢰가 폭발한 것으로 결론날 경우 군의 기강 해이가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공군의 F-5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 3명이 숨지고, 3일에는 육군 소속 500MD 헬기가 추락해 2명이 희생됐다. 육·해·공군 모두 치명적 사고를 낸 것이다.함정관리 소홀이나 선체 노후화 등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다면 군의 총체적 기강 해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북한의 공격에 따른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파장이 더욱 커진다. 당장 국내외에서 군사 응징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면 전쟁을 선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강산·개성관광 재개가 불가능해지고 개성공단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 6자회담이 중단되고, 미국 등 서방국들의 대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악 국면을 우려해 우리 정부와 미국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청와대 관계자는 "침몰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든 정부에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방선거 등 주요한 정치일정에도 어떻게 작용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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