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맞춤인재' 떡잎부터 키운다

대기업, 대학 특정과 지원…졸업후 바로 실무투입하이닉스-영남이공대, 삼성전자-14개 대학교 등 '윈윈'[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대기업들이 '맞춤형 인재 사냥'에 팔을 걷어 부쳤다. 종전 수동적 인재 영입에서 탈피해 능동적인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는 것. 대학과 협약을 맺고 특성화 학과를 개설하는 등 기업이 필요한 인재들을 직접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특정 커리큘럼을 가르쳐 졸업하자마자 바로 실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양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포스코, 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닉스가 영남이공대학과 함께 '하이닉스 특별반'을 개설, 하이닉스 측의 맞춤형 교육을 진행키로 했다. 반도체 분야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협약을 맺고 영남이공대 전자정보계열(3년제)은 올해부터 지원자 중 40명을 선발, 특별반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하이닉스는 교육용 기자재와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게 되며 영남이공대학 학생들은 하이닉스 측이 요구하는 별도의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3학년 2학기부터 하이닉스에서 인턴십을 거친 후 최종평가에 따라 입사하게 된다.한오석 하이닉스 경영지원실장은 "반도체 장비는 몇 년 가지 못하고 폐기처분되지만 잘 키운 인재는 반도체 산업 발전을 책임질 주역이 된다"며 "대학과 산업체가 상생하는 인재육성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삼성, LG 등도 필요한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과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트랙'이라는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와 경북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 전국 14개 대학이 협력해 디지털 분야 진출에 필요한 기술과 교과과정을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이수체계를 제시하는 산학 협동 프로그램이다.삼성전자가 디지털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제안하면 각 대학에서 이에 상응하는 교과과정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트랙에 선정된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삼성전자 입사 시 혜택을 받게 되며 4학년 재학 중 학부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은 매달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 받는다.지난 2008년에 고려대학교 대학원 모바일 솔루션 학과를 신설해 매년 석사 20명, 박사 8명 배출하고 있으며 이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휴대폰 연구 개발인력으로 채용된다. 이 학과에서는 무선통신,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임베디드 S/W, RF 등 차세대 모바일기기(휴대폰 등)와 관련된 연구를 주로 하며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맞춤형 커리큘럼 이수하게 된다.또 삼성전자는 수석 연구원들을 사내 지도교수로 참여시킬 뿐만 아니라 입학생 전원에게 재학기간 전체에 해당하는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간 장학금과 생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06년에는 국내 최초로 성균관대학원 내에 휴대폰 학과를 설치했고 같은 해 연세대대학원 내에 휴대폰전공분야를 구성해 두 대학원에서 매년 석사 60명, 박사 20명을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LG전자는 KAIST와 함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인 채용 계약형 석사과정을 만들고 면접, 선발, 교육과정, 강사진, 평가 등 학위 전 과정을 공동 운영 중이다.양측이 합의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W)' 석사과정은 정원 30명 규모로 운영되고 석사학위를 받으면 LG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LG전자가 석사과정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졸업자는 LG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특히 이 학과는 채용과정에서부터 기업과 대학이 손을 잡는다. LG전자와 KAIST가 공동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지도교수 시스템도 KAIST 교수와 LG전자 임원이 공동 지도하는 산학협력 모델로 운영된다.삼성전기도 부산대와 손잡고 올해 2학기부터 대학원 석사과정의 '차세대 전자기판회로학과(이하 차세대 기판학과)'를 개설한다. 부산대는 올해 상반기에 입학 대상자를 선발해 2학기부터 학사 일정을 시작하며 기판 이론, 제품, 공정 등 3대 카테고리 중심으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해 기판 설계 및 공정관련 고급 석사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삼성전기는 입학생 전원의 학비와 보조금을 지원하며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기 기판사업부 입사 혜택을 부여하는 등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이외에도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 현대자동차와 울산대 등이 기업과 학교 차원에서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대기업 인사 관계자는 "대학 졸업생을 입사시킨 후 실무 투입을 위한 재교육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아예 입학 때부터 기업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는 게 새로운 추세로 떠올랐다"며 "기업과 대학, 학생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황상욱 기자 ooc@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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