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할인율 인상 증시엔 약(藥)

추가모멘텀 부여한 셈..경기개선 강력한 시그널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9일(현지시각)부로 재할인율을 기존 0.5%에서 0.75%로 인상한 가운데 이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지난 주 재할인율 인상에 대해 언급한 가운데 예상외로 빠르게 이뤄진 이번 조치가 주식시장에도 일정 부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충격은 커녕 반등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재할인율 인상이 긴축정책의 첫 단추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재할인율 인상이 본격적인 긴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재할인율이란 은행들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인데, 일반적으로 재할인율은 기준금리 수준을 상회한다. 재할인율이 기준금리보다 낮으면 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무분별하게 돈을 빌려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구간에서는 Fed가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연방기금금리(0~0.25%)와 재할인율간 스프레드도 0.25~0.5%로 크지 않았지만, 이번 조치로 스프레드는 0.5~0.75%로 확대됐다. 이는 경기가 어느정도 안정됐다는 판단 아래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유지하겠다는 Fed의 의지를 드러낸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들은 중앙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입찰대출창구(TAF) 시스템을 활용해왔다. 재할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은행들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시그널은 명확히 전달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 여기에 Fed가 성명서를 통해 기존 통화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은 만큼 본격적인 긴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재할인율 인상이 발표된 시점도 주목할 만 하다. Fed는 지난 18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장 마감 후 이 조치를 발표했다. 만일 재할인율 인상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는다면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주말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 장 마감 후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적합했을텐데 하루의 주식시장을 더 남기고 있는 목요일 오후에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히려 재할인율 인상이 시장에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 다우지수는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고, S&P500은 60일선을 장중 터치하는데 성공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미 지난 17일 60일선을 돌파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 17일 음봉을 만들며 60일 지지선을 더욱 확고히 다진 뒤 18일 추가 상승에 나섰다. 미국 등 일부 증시가 60일선을 돌파하면서 여타 글로벌 증시의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미 증시의 60일선 안착 여부는 글로벌 증시 초미의 관심거리다. 문제는 추가 모멘텀을 기대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 하루가 멀다하고 발표된 경제지표 개선 소식은 다우지수를 3거래일 연속, 나스닥 지수를 5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끌었지만, 이날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지표가 사실상 예정돼있지 않다. 주가는 연일 오른 상태에서 추가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으면 차익 매물이 출회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경우 힘겹게 돌파한 60일선도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인 것. 이에 따라 Fed는 장 마감 후 재할인율 인상 소식을 발표하면서 증시의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길 기대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할인율 인상 소식은 언뜻 들으면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악재성 이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장이 받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아시아 증시가 여기저기서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을 확인한다면 이것 자체가 미 증시에는 추가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재할인율을 인상할 만큼 미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뜻이 되니 이는 더없이 강력한 경기개선 시그널이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초기 단계는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단계 강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9일 오전 10시2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36포인트(-0.15%) 내린 1618.83을 기록중이다. 장 중 수차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틈틈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9.19포인트(0.09%) 오른 1만344.88을 기록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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