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산은 때문에”, 산은 “STX 진의 의심”

대우건설 인수 참여 입장 엇갈려[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밝혔으나 산업은행과 의견이 충돌하면서 향후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STX그룹 고위 관계자는 17일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중이다”라면서 “STX그룹은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건설과 DNA가 맞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전 주인 금호아시아나와는 차별화 된다는 것이다.STX측은 그러나 아직 검토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를 산은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에 관심을 갖고 산은측에 향후 일정 등을 문의했지만 산은측이 아무런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라면서 “산은이 생각하는 금액과 우리가 생각하는 금액을 절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답변을 해주지 않아) 세부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이는 STX를 비롯해 대우건설 인수를 원하는 다른 기업들도 산은의 불명확한 태도로 인해 인수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에 대해 산은은 때 아닌 STX의 인수 참여 공개의 진의가 의심스럽다며 반발하고 있다.산은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STX의 대우건설 인수 참여와 관련) 어떤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왜 갑자기 이를 공개하는 지 STX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말로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어 “STX로부터 인수 참여 제안서 제출 등의 요청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는 구두상으로만 인수 참여를 희망한 STX가 전혀 인수 후보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산은은 STX가 실질적인 참여를 앞두고 자사에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인수·합병(M&A)로 급성장한 STX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수준 낮은 행동이라는 것이다.대우건설의 전략적투자자(SI)로서 지분 15%를 인수하는 데는 1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STX는 현재 3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면서 계열사인 STX건설의 외형을 키우기 위해 건설사 추가 인수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STX이외에 동국제강이 대우건설 인수 참여를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국 TR아메리카컨소시엄(TRAC)도 인수를 재추진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STX의 검토설로 대우건설 문제가 새로운 모멘텀을 갖게 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하지만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STX의 행동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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