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그루브 규정에 부적합하지만 1989년 승소로 사용가능한 '두 얼굴'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올해 지구촌 골프계가 '핑 아이2'(사진)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요즈음 '넘버 2' 필 미켈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들고 나와 다른 선수들과 논란을 벌이고 있는 바로 그 클럽이다. 이 골프채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새로운 적용한 그루브 규정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USGA는 올해부터 아이언(25도 이상)이나 웨지의 그루브는 스퀘어가 아닌 V자형으로 설계해야 하고, 단면적 등도 감소시켜야 한다는 규제를 단행했다.핑 아이2 아이언과 웨지는 그러나 변형된 U자형 그루브를 가져 새로운 규정에 부합되지 않으면서도 사용해도 무방하다. 핑이 1984년 출시한 이 제품은 강력한 백스핀 성능으로 인해 처음에는 USGA가 부적합 판정을 내다. 핑은 그러자 1989년 소송을 제기했고, 1993년 미국 법원은 핑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로 인해 1990년 4월 이전에 생산된 핑 아이2 아이언이나 웨지는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허점을 간파하고 투어 현장에 맨 처음 사용한 선수가 '필드의 악동' 존 댈리와 딜 윌슨(미국)이다. 이들은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일찌감치 창고에 처박아뒀던 핑 아이2 웨지를 들고 나왔다. '웨지의 달인' 필 미켈슨(미국)은 올 시즌 첫 출장인 지난 주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이 웨지를 선택했다. 이때문에 그루브 논쟁이 급속히 확산됐다. 스콧 매캐런(미국)은 '부정행위(Cheating)'나 다름없다"고 비난의 각을 세웠고, 미켈슨은 "나는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언쟁은 물론 매캐런의 사과와 미켈슨의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는 이 웨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일단락됐다.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PGA투어가 그루브 규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고, '유럽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아예 "팬들은 프로선수들이 더 많은 버디를 잡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새로운 그루브 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더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떨까? 강상범 핑 홍보팀장은 "이미 몇몇 프로골퍼들이 제품 구입 여부나 현재 자신이 보유 중인 웨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를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의환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장은 "선수의 사용에 대비해 R&A에 문의를 한 후 확실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최경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경기부위원장은 반면 "핑의 승소는 미국에서만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내 대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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