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결함 알고도 쉬쉬 했다' 소송 사태

[아시아경제 유정원 국제전문기자]품질의 대명사 도요타가 얼굴을 못 들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3년 전부터 가속 페달의 결함에 대해 경고를 받았지만 이를 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를 알고도 쉬쉬하며 덮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1일(현지시간) 리콜 차량에 대한 수리를 시작하고 다음 주부터 미주 공장을 다시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대적인 소송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자칫하면 미국과 일본 두 나라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태세다.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도요타 특집 기사를 싣고 "가속 페달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과 사건이 2000여 건이나 접수됐지만 급가속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고 보도했다.지난 가을에도 유사한 지적이 잇따르자 도요타는 "느슨한 플로어 매트가 원인"이라며 매트를 없애면 된다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도요타가 미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에 제출한 자료도 기름에 불을 붓고 있다. 현재 리콜이 진행 중인 픽업트럭 '툰드라'와 관련해 이미 지난 2007년 3월 페달이 제자리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는 것이다.하지만 도요타는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상 문제"라고 덮어씌우며 부품의 재질을 바꾸는 데 그쳤다. 같은 해 12월 유럽에서도 동일한 불만이 접수됐지만 대처 방식은 변함이 없었다.일본 언론은 3년 전부터 시작된 소비자 불만을 도요타가 과소평가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화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일본 언론은 2000년 이후 도요타가 해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생산을 무리하게 확대한 게 화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공정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려고 고기능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을 현지 공장에서 조달하다 사단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또 비용을 아끼려 차종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부품을 사용한 것도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대상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765만대, 유럽 180만대, 중국 7만 5000대 등 일본 언론은 전 세계 리콜 대수가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게다가 리콜 망령은 합작 회사에까지 번지고 있다. 프랑스 푸조 자동차는 이날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합자 설립한 체코의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 9만 7000대를 리콜 한다고 발표했다. 벨기에에서도 7만 대를 리콜 할 예정이다.자동차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 리포트’는 ‘추천차량’에서 도요타를 제외시켰고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에드문드닷컴은 1월 토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 하락한 14.7%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유정원 국제전문기자 jwy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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