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기획재정부 차관의 금융통회위원회 참석을 놓고 말이 많다. 재정부는 정책공조의 필요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한국은행은 매우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한은 노조는 참석철회를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재정부 등에 따르면 재정부 차관은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시작으로 금통위 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하기로 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7일 오후 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이를 관행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경제위기를 계기로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정책공조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부턴 이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금통위에 정례적으로 참석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통상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등 두 차례에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첫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포함한 월중 통화정책방향을, 두 번째 회의에서는 공개시장조작결과와 대출상황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한다. 재정부 차관이 참석하는 법적 근거는 한국은행법에 마련돼 있다.'한국은행법' 제91조는 '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금통위 회의에 열석(列席)해 발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역대 재정부 차관 중 1998년 4월9일과 1999년 1월7일, 28일 당시 정덕구 차관이, 그리고 1999년 6월3일 당시 엄낙용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한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윤 국장은 "재정부 차관의 금통위 참석은 법적으로 보장된 사항인 만큼 (한은이 이를 받아들이는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 국장은 특히 국회가 열석발언권 행사를 권고했다는 점도 들었다.윤 국장은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강봉균, 박종근 의원 등이 정부와 한은 간의 공조 강화를 위해 법적으로 정부에 보장된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면서 "외국의 경우 일본이 현재 관례적으로 재무성 부대신과 내각부 심의관이 일본은행 정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차관의 금통위 참석에 거는 기대가 크다. 경기와 물가상황, 금융시장 위험 요인 등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방향을 설명하겠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금통위에서 제기되는 정책 관련 의견을 재정ㆍ금융 등의 정책 운영에 반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금리결정에서 재정부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재정부도 이가튼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윤 국장은 "재정부 차관의 이번 금통위 참석 결정이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견제키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금리는 금통위원들이 결정하는 것으로,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하더라도 의결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한은이 (금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엔 차이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한은은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우선 한은법이 열석 발언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그 사례가 지난 1999년 이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법상 보장돼 있는 기회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면서 "기재부의 판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하면서도 한은의 금통위 독립성 훼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이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에서 발언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2월 이후 발생할 지 모르는 기준금리 인상, 즉 출구전략 시동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은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기재부 차관 금통위 참석 철회를 주장했다.한은 노조는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서 출구전략 시기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재정부 차관의 금통위 참석은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통제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이어 노조는 "재정부 차관이 매월 정례 금통위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것은 내놓고 관치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금통위 참석 방치 철회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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