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주민이 포크레인 무상 지원, 눈 치워

송파2동 김용선씨 포크레인 무상 지원해 제설 작업 나서...송파구는 눈을 학교 운동장으로 옮겨 눈썰매장으로 활용 계획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기상관측 이후 최대의 폭설로 시민들의 발이 묶인 지난 5일 오전6시. 다세대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송파구 풍납1동 뒷골목에 난 데 없는 포크레인이 등장했다. 워낙 많은 강설량으로 제설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동 주민들이 밤샘 회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제설작업용 포크레인을 임차하기로 결정한 것. 하루 44만원에 달하는 장비 임차료가 부담됐지만 우선 길을 트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중지를 모았다. 덕분에 풍납동 해자길을 비롯한 주택가 이면도로 15개소는 여타 골목길보다 빠른 제설작업이 이뤄졌다.

송파구 제설 작업 현장

인근 풍납2동에서는 페이로더(Pay Loader 셔블로더)가 출동했다. 광물이나 모래를 퍼올려서 목적지까지 운반할 수 있는 이 중장비는 지역내 기업인 삼표레미콘에서 지원한 것이다. 천군만마와도 같은 든든한 지원군의 등장으로 풍납강변길 등 풍납2동의 이면도로는 빠르게 제설작업이 이뤄졌다. 결빙구간이 사라지면서 주민 통행의 불편함도 빠르게 해소돼 갔다. 사상 최악의 폭설에 한파가 잇따르면서 주택가 이면도로 보도 및 경사로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들과 군, 경이 본업을 잠시 미루고 제설작업에 진력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강설량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송파구에서는 지역내 26개 동 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직능단체, 기업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중장비를 임대한 제설작업도 거여1동, 가락2동을 비롯한 전 동으로 확대됐다.제설작업에 참여한 김홍제(56) 풍납1동 자치위원장은 “1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제설작업을 위해 모였지만 인력으로만은 한계가 있어 중장비를 임차하기로 했다”며 “춥고 지치기도 하지만 직접 제설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모두 우리 동네일이라는 생각으로 수시로 커피나 차를 타다주기도 하고 주민 간에 정감을 느낄 수 있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풍납1동은 작업 막바지, 덤프트럭까지 임대하여 조속한 제설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이밖에도 송파2동에서는 자원봉사자 김용선(49)씨가 포크레인을 무상으로 지원, 제설작업에 큰 힘을 보탰고 지역내 주택가 골목 곳곳에는 염화칼슘 포대와 넉가래 등 제설장비를 갖춘 주민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오전 10시 현재 송파구내 특전사, 제3공수여단, 52사단 등 장병 524명, 공무원 1959명, 직능단체 및 주민 3618명 등 연인원 6157명이 지속적으로 제설작업에 투입됐다. 제설 작업이 어려운 주민들은 구슬땀을 흘리는 이웃과 군인, 경찰, 공무원들을 위해 각종 간식과 다과를 제공하는 등 사기를 북돋았다.한편 송파구는 올 겨울, 강설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중장비 제설효과에 주목하고, 중장비 임차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골목길에 처치곤란한 눈을 학교운동장이나 유수지로 모아 처리하기로 하고 이 중 깨끗한 눈을 골라 유례없는 도심속 눈밭에 들떠 있는 동심(童心)을 위한 안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택가의 깨끗한 눈을 옮겨 자연설(自然雪) 눈썰매장을 마련한다는 이 계획은 100년만의 눈을 재활용한 이색사례로 제설은 물론 겨울방학 중 어린이들의 심신단련과 여가활동에 새로운 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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