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이 4대강 예산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 대응 수위를 둘러싼 잡음에 휩싸였다. 지난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4대강 예산 강행처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지도부의 '전략부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10ㆍ28 재ㆍ보선 승리 이후 주춤거렸던 강경파의 활동 반경도 커지면서 내홍은 갈수록 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비주류인 국민모임과 민주연대 등은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한 문제점에 의견을 나누고 당의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다.민주연대는 또 오는 11일 창립 1주년을 맞아 '민주개혁세력의 통합과 연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며, 국민모임도 22일 '민주당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두 토론회는 현 지도부 체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이들 비주류는 예산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장 적전분열 양상으로 확전시키지 않을 예정이지만, 4대강 예산과 미디어법 재논의를 어떻게 매듭짓는지를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정할 가능성이 높다.국민모임의 이종걸 의원은 10일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 "언론악법, 4대강도 흐지부지되면서 아무런 대안도 없이 말로만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연말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지도부마저 갈등을 보이고 있다.박주선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위의 4대강 예산 통과를 원천무효라고 말만 하고 행동이 수반 안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원천무효인 법을 예결위에서 심시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원내지도부를 비판했다.이강래 원내대표는 이같은 비판에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꼭 해야 했느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박지원 정책위의장도 "당이 미디어법, 세종시, 4대강, 노동법, 예산안 등 5대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도 투쟁하지도 못하고 넘어가고 있다"면서 "사실상 (정부여당에)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당의 무기력증을 질타했다. 박 의장은 민생행보에 나선 정세균 대표에 대해서도 "지도부가 국회를 지키지 않고 자꾸 밖으로 나돌아 다닌다면 말이 되느냐"고 쓴소리를 했다.수도권의 한 의원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15일까지 미디어법 재논의를 해야 한다며 응하지 않으면 의장의 사회권을 거부하겠다고 했는데, 발언 이후 당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미디어법 재개정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예산위가 본격적인 예산심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략수정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예결위 '보이콧' 선언으로 지역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던 뼈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당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지난해 예산심의에서 겪었던 의원들의 불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국토위의 4대강 저지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예결위를 최후의 전선으로 재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김달중 기자 d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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