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 최대열 기자]쌍용자동차의 '운명의 날'이 결국 다음 달로 넘어갔다. 예기치 못하게 쌍용차 해외전환사채(CB)보유자들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다음달 11일 재집회를 갖고 회생 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한 것.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해외CB보유자들의 지나친 이기주의로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6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쌍용차 제2, 3차 관계인 집회에 해외CB보유자들의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한 씨티뱅크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회생계획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결국 쌍용차 회생담보채권의 41.21%를 보유한 해외CB보유자들의 반대로 3개조 중 1개조에서 가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해외CB보유자들이 반대한 이유에 대해 쌍용차가 제시한 변제조건이 다른 채권자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CB보유자들 입장에서 볼 때 선순위 채권자인 담보권자에 비해 채무 변제기간이 길고 이자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또 채권자들에 비해 지나치게 출자전환 비율이 높은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쌍용차 측에서는 관계인 집회에 앞서 일부 채권에 대한 이율을 높이고 변제시기를 앞당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지만 해외CB보유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최병훈 협동회 사무총장은 "해외전환사채들은 단순히 투자를 위해 이번 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킨 게 아닌가"라면서 "쌍용차 회생과 관련해 20만명 이상이 관련된 중요한 사항인데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고 허탈감을 나타냈다.이제 관건은 다음 집회까지 쌍용차와 해외CB보유자들 간 이견 좁힐 수 있는지 여부다. 해외CB보유자들도 "쌍용차의 파산은 바라지 않는다"면서 재협상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쌍용차 회생계획안 부결로 해외CB보유자들은 쌍용차와 다시 협상할 수 있는 한 달 여간의 시간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위치 선점하게 된 만큼 쌍용차 측에게는 더욱 힘겨운 협상이 될 수 밖에 없다.쌍용차 최상진 상무는 "특정 채권단들이 손해를 보기 싫다고 해서 다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한차례 순연되긴 했지만 법원에서도 다음에는 가결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편 박영태·이유일 법정 공동 관리인은 "3년 내에 경영효율과 생산성 등 경쟁력을 동종업계 평균 이상으로 회복시키고 채무재조정, 출자전환 등을 통하여 자본구조를 최적화하고 재무건전성을 대폭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또 "무엇보다 매출 확대와 점유율 회복을 위해 현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연비, 친환경, 소형차 중심 추세라는 시장 환경변화에 맞도록 대폭 개편해 경제적이고 고객지향적인 차량과 친환경 차량 개발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며 채권자들에게 회생계획안 인가를 호소했다.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산업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