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운주사로 날아간 새 표지
특히 이 구청장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탐내고 화내는 어리석음의 탐진치’로 인해 혼돈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불교의 선인선과(善人善果) 악인악과(惡人惡果)의 인연론으로 질타하고 있다.총 5장, 49개 테마를 286쪽에 걸쳐 50개의 삽화를 넣어 구성된 이 책은 전라남도 화순의 운주사를 배경으로 널려 있는 천불 천탑 등 석탑 대웅전 불상 탱화 와불 칠성바위 등 각각의 불물(佛物)을 소재로 저자의 탐미주의적 역사관과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작품을 그려 나가고 있다. 특히 만덕 스님, 천영수 선생, 김갑수 학형 등 3명의 가공인물과 두 마리 신비의 새 벌 황구렁이 백일몽 등을 등장시켜 상황을 반전시키는 한편 시종일관 작자 특유의 청문식 대화체 화두를 던지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등 난해한 불교세계의 진리를 실타래 풀어나가듯 쉽게 전개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더하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등장인물이 겪는 갈등을 통해 악하고 추한 것은 경계하고 멸해야 한다는 권선징악,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도와야 하며, 부자와 가진자 그리고 권력을 쥔 지배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을 불교의 ‘인연론’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또 불교의 역사적 조명과 오늘날 살찐 부처 등 세속화 되어가고 있는 불교의 타락상을 꼬집고 차별과 차등이 없는 무차무등(無差無等)의 평등사회인 불법세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나아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구조적 모순과 양극화 등 빈부격차, 도덕적 해이 현상 등 가치관의 혼돈이 우려할 수준에 와 있음을 경고하며‘더불어 함께 사는 상생의 자세’를 통해 상호 평화와 이상을 실현해 나가자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