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폰·지갑폰...'아몰레드의 마법'

삼성, '보는 휴대폰' 시대 개막한 아몰레드로 기술 혁신 주도...'글로벌 1위' 넘봐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춤추는 AMOLED' 동영상.

종이처럼 둘둘 말아서 갖고 다니다가 벨이 울리면 펼쳐서 전화통화를 하는 휴대폰, 지갑처럼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지갑폰…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최첨단 휴대폰이 현실속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춤추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동영상은 삼성의 아몰레드폰의 광고 음악에 맞춰 AMOLED 디스플레이를 손가락으로 구부렸다 펴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영상은 AMOLED 제조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홍보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측은 "AMOLED가 화질이 뛰어날 뿐 아니라 부드럽게 휘는 특징을 시각적으로 충분히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strong>◆ 삼성, '보는 휴대폰' 시대 개막</strong>

삼성전자는 '꿈의 디스플레이어' AMOLED를 탑재한 아몰레드폰으로 '보는 휴대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AMOLED를 앞세워 '보는 휴대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한 글로벌 전략폰 '제트'(S8000ㆍ3.1인치 AMOLED 탑재)는 선주문만 200만대 이상을 기록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어 국내에 선보인 햅틱 아몰레드(SCH-W850ㆍ3.5인치 AMOLED)는 출시 3개월 만에 33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순항 중이다. 삼성은 내친김에 2G폰에도 AMOLED를 적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SK텔레콤이 지난 8월 출시한 삼성의 2G폰 SCH-B890(2.8인치 AMOLED)은 출시 2주 만에 초도물량 2만대를 소진하는 등 2G 시장에서도 AMOLED 파워를 발휘했다. 삼성은 또한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명품 '아르마니폰'에도 3.1인치 AMOLED를 채택하는 등 '보는 휴대폰'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에게 AMOLED는 글로벌 1위 등극을 위한 회심의 카드다. 디스플레이어의 경쟁력을 앞세워 노키아와 격차를 줄여나가 결국은 역전을 노리겠다는 당찬 포부가 녹아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노키아는 38.3%, 삼성은 19.4%를 기록했다. 이같은 1위 전략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3위에서 2위로 등극하는 단초가 됐던 7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지난 2002년 삼성은 최초의 컬러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를 탑재한 일명 이건희폰(SGH-T100)으로 진정한 컬러 시대를 개막했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TFT-LCD는 가격이 비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당시에는 1세대 컬러 액정(STN LCD)을 탑재한 휴대폰이 조금씩 출시되고 있었지만 보급률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STN LCD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원인을 '저화질'로 판단하고 '고화질'의 TFT LCD를 과감하게 채택했던 것이다. 결국 삼성의 판단은 적중했다. 삼성이 TFT-LCD 컬러폰을 출시한 지 1년만에 전체 휴대폰 시장의 50% 이상이 컬러 휴대폰으로 바뀐 것이다. 삼성측 관계자는 "기술 혁신에 힘입은 이건희폰은 삼성 최초로 1000만대 판매고를 올린 제품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TFT LCD 도입으로 진정한 컬러시대를 개막한 삼성은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2007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마침내 글로벌 2위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삼성전자는 MP3 플레이어에도 아몰레드를 탑재, '보는 휴대폰'을 넘어 '보는 MP3P' 시대도 개막했다. 사진은 옙 아몰레드 M1.

◆ AMOLED 내세워 '글로벌 넘버1' 넘본다AMOLED도 TFT-LCD와 비슷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처음에는 AMOLED에 부정적이었던 노키아와 소니에릭슨, LG전자 등 경쟁사들도 AMOLED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삼성은 AMOLED를 도입하면서 '아몰레드'라는 네이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즉, 'AMOLED = 아몰레드 = 보는 휴대폰 = 삼성'이라는 기술 선도적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AMOLED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 AMOLED 패널의 98%를 공급하는 삼성 천안 디스플레이 생산단지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삼성전자측은 "AMOLED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커가면서 당초 오는 2015년께 AMOLED가 기존 LCD를 40% 가량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앞당겨야 할 상황"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은 휴대폰에 이어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의 모바일 기기는 물론 모니터와 TV 등에도 도입하는 등 점진적으로 디스플레이 세대교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최근에는 AMOLED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아몰레드 로고'를 채택한 MP3 플레이어 '옙 아몰레드 M1'도 선보였다.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 인텔이 제품에 '인사이드 로고'를 찍어 신뢰를 높여주는 것처럼 삼성 모바일 제품에도 아몰레드 로고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아몰레드 로고는 해외 출시 휴대폰 등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우종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상무는 "AMOLED는 TV, 휴대폰, 내비게이션 등 LCD를 대체할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종이처럼 말거나 손목에 차는 최첨단 휴대폰의 꿈을 AMOLED가 실현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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