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개념 우주망원경, 발사 성공

국산 우주망원경이 탑재된 '소유즈-2' 발사 준비 장면

국내연구진이 개발한 신개념 우주망원경이 러시아 인공위성에 탑재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루 기지에서 '소유즈-2 로켓'을 통해 지난 18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소유즈-2 로켓'에는 러시아의 기상위성 'METEOR'와 과학위성 'TATIANA-2'가 실렸으며, 이들은 우주 궤도 800km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된 후, 정상적으로 궤도에 진입했고 2시간 후에 지상과의 첫 교신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교과부에 따르면 국내연구진이 개발해 탑재한 우주망원경은 발사 후 하루 동안 운용한 결과 정상 작동하고 있다. 이 우주망원경 탑재체는 지난 한 해 동안 러시아우주국에서 여러 우주환경 인증시험을 통과했으며, 주요 임무는 최근에 '메가번개'로 소개되고 있는 고층대기 극한방전 현상을 규명하는 것으로 적어도 1년 이상 800km 우주 상공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활동할 예정이다.이 우주망원경은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추진하는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이화여자대학교 MEMS 우주망원경 창의연구단(단장 박일흥)이 개발한 것이다.◆초고속 우주추적망원경 개발이화여대 박일흥 교수팀은 지난 2월 첨단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초미세전기기계시스템) 기술로 제작한 초미세 거울을 이용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 빠르게 움직이는 광원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고속 추적하는 카메라 및 망원경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박 교수팀이 개발한 '추적망원경(MTEL, MEMS Telescope for Extreme Lightning)'은 비록 소형이지만 광시야각 감시와 초고속 확대 및 추적 기능을 동시에 갖춘 세계 최초의 신개념 우주망원경이다.

이화여대 박일흥 교수팀이 개발한 '초고속 우주추적망원경'

연구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우주에서 작동할 경우 이 우주망원경은 빛과 같은 속도의 광원 또는 물체도 포착·추적할 수 있으며 지상에서 작동하면 총알도 쫓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팀에 따르면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MEMS 초미세 거울'은 모든 방향으로 연속적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돼 무작위로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섬광은 물론, 시야각 안에서 움직이는 어떤 방향의 광원 및 물체도 추적·기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박 교수팀은 이와 관련한 원천기술에 대해 국내외 특허 30건을 출원한 바 있다. 또한 우주망원경의 원리와 제작과정 및 테스트 결과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에 게재됐으며, 세계적 광기술분야 전문잡지인 레이저 포커스 월드(Laser Focus World) 2월호에도 소개됐다.◆추적망원경의 역할과 의미교과부에 따르면 추적망원경 최초의 시작품은 지난 2008년 4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소연박사에 의해 이미 시연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개발된 최종품이 이번에 발사된 러시아 인공위성에 탑재됐다. 이 망원경의 주요 임무는 고층대기 극한방전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다.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대학 차원의 한-러 우주협력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의 최첨단 우주임무 탑재체가 러시아 인공위성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 역시 "초미세거울을 이용한 추적기술은 산업·국방 관련 다중목표감시 및 동시추적 카메라에 대한 새로운 기반기술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적 망원경 개념을 더욱 확장해 대형 MEMS 우주망원경을 제작, 빅뱅 다음으로 큰 우주폭발인 감마선폭발(GRB, Gamma Ray Burst)과 같이 무작위로 발생하는 극한 천체 현상을 최초로 관측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현재 미국 NASA와 소형 인공위성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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