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변명 없는 '쿨' 공식입장 '넷심 변하나'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박진영의 솔직한 고백이 온라인 넷심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사다. 박진영은 2PM 재범의 과거 발언들이 화제가 된 5일로부터 5일만인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예상보다 훨씬 솔직했다. 그는 재범이 원래 다소 불량한 학생이었음을, 그럼에도 가식이 없어 그를 믿어보기로 했음을, 그리고 연예활동 등을 통해 진정 변하고 있었음을 털어놨다. 재범의 이미지는 지난 5일 새 여러차례 급변해왔다. 처음 "한국이 싫다" 등 과격한 멘트가 전해졌을 때는 '한국을 무시한 예의 없는 미국인'이었고, 사과문 하나 '달랑' 올리고 인천 한류콘서트 무대에 섰을 때는 '팬들마저 얕잡아보는 스타'였다. 그와 관련된 게시물마다 원색적인 악플이 뒤따랐다. 그러나 그가 8일 돌연 2PM을 하차하고 미국행을 선택하자 동정론이 고개를 들었다.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탈퇴한 '시원시원함'에 박수를 쳤고, 꼭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불쌍해' 했다. 즉각 그를 이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은 '넷상의 파시즘'이 도마 위에 올랐고, 한국의 뒤틀린 여론 형성 과정이 뭇매를 맞았다. 9일에는 재범의 팬들을 중심으로 JYP 책임론이 제기됐다. '힘 없는' 신인가수가 홀연히 소속사를 떠날 수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팬들은 JYP엔터테인먼트가 애초에 소속 가수의 사생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이후 여론이 악화될 때까지 무성의하게 대처했으며, 끝내 재범에게 두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미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언론사 메일함은 재범 팬들의 제보 메일로 마비 상태가 됐고, 적극적인 팬들은 서울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 건물을 포스트잇으로 도배시키며 행동에 나섰다.
박진영의 10일 공식입장은 또 한번 재범 사건의 본질을 뒤엎었다. 가식이 들통한 아이돌 스타도, 온라인 마녀사냥의 희생양도, 소속사의 관리 소홀로 생긴 불상사도 아닌, 그저 이번 기회에 '반성'의 계기를 가질 필요가 있는 청년 '박재범'의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박진영은 세간의 예상처럼 '원래는 착한' 재범이 '힘든 마음에 잠깐 실수했다'고 변명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나처럼 재범이를 오래 알아온 사람들은 그 글이 놀랍지 않다. 재범이가 원래 그런 아이였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4년 전 한국에 왔을 때 재범이는 참 불량스럽고 삐딱한 아이였다. 한국을 우습게 보고, 동료들을 우습게 보고, 심지어 나까지도 우습게 보는 아이였다. 소속사 직원들이 왜 저 아이를 데리고 있냐고도 했다. 심지어 성공할 자신이 있냐는 말에 그는 '박진영의 음악만 받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4년 전 재범의 성격을 '변호'하지 않았다. 다만 가식 없는 모습이 오히려 음흉하지 않아 좋았고, 이후에 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착한 척 하면서 뒤에서 계산적인 생각을 하는 음흉한 사람은 싫지만, 겉으로 대놓고 삐딱한 아이는 좋다. 재범에게는 이 세상엔 단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었다. 가족과 가족이 아닌 사람. 그가 인터뷰에서 돈 얘기를 한 이유는 자기가 멋진 차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힘들게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쉬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아이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자기 가족처럼만 느끼게 한다면 이 아이는 놀라운 아이가 되겠구나.' 재범에게 "제발 마음을 먼저 열어라. 그럼 남들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이런 노력이 이어지면서 재범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얼굴 잘생겨서 뽑혔다고 무시하던 동료들을 껴안았고, 회사 직원들과 사적인 대화를 했으며,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다. 활동을 하면서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연예관계자들에게 감동했고, 열렬한 사랑을 보내주는 한국 팬들에게 감동했다. 그가 결국 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그는 일이 터지고 난 후 재범에게서 받은 메일을 공개했다. 메일 내용은 '저 예전에 너무 싸가지 없었죠? 미안해요. 형 때문에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전 훨씬 나은 사람이 되었고, 강해졌어요. 그동안 날 위해 해준 것들 진심으로 고마워요'였다.이 글을 통해 재범은 한때 불량했지만 조국에 막 정을 붙이던, 평범한 청년이 됐다. 박진영은 지금 온라인 상에 가득한 동정론에 굳이 기대지 않았다. 그는 글 말미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2PM의 재범이 아니라 청년 박재범인 것 같다. 재범에게 지금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같은 박진영의 공식 입장이 지난 5일간 온라인을 들썩이게 한 재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재범 없이는 2PM도 없다는 팬들의 반응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온라인 상에서의 무분별한 악플은 다소 누그러진 양상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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