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유럽지역에서 백열등은 추억 속에서나 찾을 수 있게 됐다.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백열등 수입이나 제조를 1일부터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EU의 결정으로 유럽지역에서는 백열등을 대신해 콤팩트 형광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일반 소매점에서는 남아있는 재고는 계속해서 판매할 수 있지만 매장에 새로 제품을 반입하거나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은 금지된다.시민들은 “환경을 위해서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환영했다. 형광등은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소모가 80% 가까이 적고, 훨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EU는 각 가정별로 최고 50유로(약 9만원)의 전기세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전체로 따지면 50억 유로 가까이 절약하는 셈이다. 백열등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EU가 처음이 아니다. 호주와 쿠바는 이미 백열등 사용을 금지하고 콤팩트 형광등으로 대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백열등 사용 금지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백열등이 한 개당 70센트인 것에 반해 콤팩트 형광등의 가격은 개당 10유로(약 14달러) 수준으로 20배 정도 차이가 난다. 형광등에 들어가는 수은도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백열등이 형광등에 비해 더 아름답고 실험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도 있다.유럽연합위원회(EC)도 형광등이 백열등에 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와 함께 만약 형광등이 깨질 경우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다 쓴 형광등도 따로 모아 수거해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전했다.EC는 재고 물량이 충분해 주로 쓰이는 60와트 전구는 2011년 9월까지는 공급될 것이고, 40와트 전구도 2012년까지 공급될 것이라며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또 이 같은 조치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는 텔레비전과 세탁기, 작은 모터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바꿔야 한다며 이런 움직임을 통해 소비자들이 환경을 좀 더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단체인 WWF는 백열등 보다 할로겐 전구를 시장에서 먼저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WWF 관계자는 “할로겐 전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진정 환경을 생각하는 일”이라며 “백열등을 없애는 것은 무의미한 조치”라고 주장했다.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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