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정규직 통계발표 '안하나 못하나'

"글쎄요. 시간에 쫓겨 그냥 발표하고 끝날 문제 문제도 아니고...저희도 난감합니다" 7월1일 비정규직법 시행후 정확한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가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노동부는 법시행 후 매일 '비정규직 일일 동향'을 점검해 실직자수와 정규직 전환 규모를 집계해 왔으나 조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7월 중순 이후 동향 발표를 잠정 중단하고 전국 1만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에 착수했다.8월 초에서 늦어도 중순께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었다.그러나 지금 상황으로서는 9월에도 확실치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결과 발표가 예상보다 오래 지체되고 있는 데 대해 노동부는 "통계 정리가 복잡한 일이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 뿐"이라면서 "부처 최대 현안이니 만큼 나름대로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내부 사정은 사뭇 다른 듯 하다. 결과가 노동부 예상을 상당히 빗나가 곤혹스러워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정책기조와 통계결과가 생각보다 엇갈린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계를 가공하는 과정에 있으며 결과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도 했다."근로감독관이 일일히 현장을 찾아가 조사하다보니 정확성은 높으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여성 감독관이 많아 자신에게 불리한 대답 안하려는 사업주에게 진실한 답변 이끌어내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등 노동부안에서 오가는 말도 제각각이다.기자회견, 현장방문, 국회토론회 등 가는 곳곳에서마다 "현행법이 적용되면 100만명이 해고위기에 처하니 국회가 노동계는 논쟁보다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외치던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얼굴이 눈앞에 생생하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실태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8월 임시국회 개원 추진도 온데간데 없고, 대책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도 완전 중단됐다. 오로지 진행중인 것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소리없는 해고'일 뿐이다. 정부마저 비정규직자들의 설움을 잊었는가?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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