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 침체의 종료를 속속 선언하고 나섰다. 통상 6개월 이후 경기 향방을 보여주는 OECD 경기선행지수가 6월 오름세를 이어갔고, 미국은 금융시장과 제조업 경기 개선에 이어 실업률이 15개월만에 하락해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다.노벨경제학자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9일(현지시간) 미 정부주도의 경기부양책이 100만개의 일자리를 지켜냈다며 “미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선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경기침체가 7월이나 8월, 9월 중에 끝났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 생각으로는 8월이 ‘바닥’이며 우리는 현재 바닥에 도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안정화(stabilization)’”라며 “대규모 자유낙하(freefall)과 급락(nosedive)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울러 2차 경기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경기부양 자금이 인프라 지출 뿐 아니라 주(州)정부에도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위원인 로라 타이슨 UC버클리 교수도 낙관론에 동참했다. 타이슨 교수는 같은 날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상승반전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경기 회복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밝혔다. 타이슨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자문위원회의 크리스티나 로머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하반기 성장 반전 전망을 내놓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것으로 미국경제에 팽배한 낙관론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은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달 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9.4%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종료의 기미가 완연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지표 개선을 통해 경기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OECD 30개 회원국들의 6월 기선행지수(CLI)가 95.7로 5월(94.5)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하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6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의 92.7에서 93.9로 개선됐다. 유로존 지역의 경우 97.2에서 98.7로 상승했다. 일본은 89.2에서 89.5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침체 종료를 선언한 전문가들도 단서를 덧붙이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경제가 회복 후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더블 딥(double dip) 현상은 맞지 않겠지만 앞으로 수년 간 취약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타이슨 교수 역시 “양호했던 6월 고용 관련 경제지표 결과가 추세라고 단정 짓기엔 이르고 주택시장의 부진이 경기회복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