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블랙박스]금호그룹 '형제의 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동반 퇴진했습니다. 형제 간의 경영 다툼이 그 배경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날 박삼구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서 해임됐으며, 또 자신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1984년 창업주 사망이후 그룹의 경영권은 첫째, 둘째 형에 이어 셋째 박삼구 회장으로 이어졌지만 최근 넷째 박찬구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매집하면서 형제 간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대우건설 매각이라는 결정을 내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형제 간의 경영권 싸움이라는 사태로 또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이를 놓고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쪽에서는 오너 형제의 퇴진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리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너 형제간 분쟁이 더욱 가시화 될 경우 그룹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매각이 암초에 부딪히게 됐고, 해임된 박찬구 회장이 소송을 제기할 여지도 있어 그룹 경영이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항상 그래왔듯 경영권 분쟁이라는 이슈가 주가에 단기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호아시아나 오너의 퇴진은 금호계열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두산 형제의 난과 다르게 금호그룹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대우건설, 금호생명 매각이라는 그룹차원에서의 중대 사안이 걸린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 3월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이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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