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車업계 친환경차 격돌 해외로

경영권 다툼에 말려든 폴크스바겐과 포르쉐, 파산보호에서 막 벗어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유럽과 미국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영 위기로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일본 업체들이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메이커들은 친환경차의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영국을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내년에 영국에서 자사의 유럽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를 만들 계획이며, 닛산은 영국과 포르투갈에서 각각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혼다와 하이브리드 차로 격돌하고 있는 도요타는 유럽으로도 눈을 돌렸다. 도요타는 현재 유럽 차 시장의 5%를 점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차를 현지 생산해 단가를 낮춰 환경과 가격에 민감한 현지인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점유율을 한층 더 늘려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도요타는 준소형 해치백 '오리스(Auris)'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2010년 중반부터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라인 건설에는 30억엔(약 3200만 달러)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도요타는 중국과 미국에서 이미 하이브리드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태국에서, 2010년 초에는 호주에서 각각 생산을 개시해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세계로 보급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닛산 역시 유럽 시장 진출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닛산이 프랑스의 르노와 합작관계를 확대해 공동으로 영국과 포르투갈에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고 보도했다.양사는 영국에 312억엔, 포르투갈에 335억엔의 자금을 각각 쏟아 부을 예정이며, 생산능력은 연간 6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배터리 공장 건설에는 양국 정부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혀와 업계의 주목을 한층 더 모으고 있다.닛산과 르노는 전기차를 향후 친환경차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시키기로 하고 생산을 서둘러 늦어도 2011년부터는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이처럼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영국에서 생산기지 건설 계획을 밝히자 영국 정부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자국을 하이브리드 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영국의 입장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유치는 경기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20일 닛산이 북동부 썬더랜드에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는 소식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닛산의 투자로 35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는데다 자동차 업계 부진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부품협력업체에도 수백 명의 일자리가 보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내며 거듭 환영의 뜻을 표했다.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0일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난 '뉴GM'의 전기차 생산 공장을 체셔 주(州) 엘즈미어포트에 유치하기 위해 협상에 나서는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 유치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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