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호재지역 중심으로 프리미엄 붙은 미분양광양 등 인구유입 늘며 주택수급 균형 깨진 곳도건설사들, 파격 미분양 털기로 수요자 자극
장기 침체에 빠진 지방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집 수요가 모자라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계약률 90% 이상을 넘긴 미분양단지가 속속 등장, 건설업계도 활기찬 기색이다.찬밥 신세였던 미분양 물량이 '돈 되는 물건'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가장 먼저 시장이 풀리고 있는 곳은 충청도다.충남 천안시에서 964가구를 분양한 동일하이빌은 지난해 7월 첫 분양 땐 미분양률이 60%였다. 그러나 지금은 7∼8%만이 남았다. 웃돈도 붙었다. 당초 분양가는 3.3㎡당 750만원. 126㎡형의 경우 분양가 2억8846만원인데 웃돈이 3000만원 이상 붙었다.충남 당진은 국내 상위 6개 대형 철강업체가 자리 잡으며 집값이 들썩였다.일신공영이 당진에 지은 '남산공원 휴먼빌' 분양권엔 최고 16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한라비발디도 상반기에만 128㎡A가 650만원쯤 올랐다. 지난 2003년부터 인구가 매년 3000여명씩 늘고 있는 게 이유다. 사실 당진은 부동산 회복 기운이 돌고 있다는 말보단 애초부터 '한파는 없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 부산도 서서히 미분양 해소 = 영남지방에서도 활기를 찾은 곳들이 나온다.포스코건설이 경남 거제에서 분양한 '거제 포스코더샵'은 지난 3월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전체 473가구의 절반에 달했다. 그러나 입주가 시작되고 아파트 실물이 공개되자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지금은 90% 이상 분양을 마쳤다. 부산에선 미분양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파격 정책이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올 초 줄어들던 부산지역 미분양이 4월 들어 다시 늘기 시작하자 건설사들이 안간힘을 쓰며 '털어내기'에 나선 것이다.부산 동래구 SK뷰 아파트는 분양가의 50%를 6년 뒤에 내는 납부유예를 도입했다. 이 아파트는 최근까지 미분양 아파트 83가구 가운데 분양예약분까지 포함해 모두 56가구를 팔았다. 부산지역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줄어드는가 싶던 미분양 물량이 다시 늘자 건설사들이 20∼30% 싼 가격으로 미분양을 팔기 시작했다"며 "부동산개발업체를 끼고 수백채를 한꺼번에 통매각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 호남 호재지역 기지개 = 전북 군산, 전남 여수·광양 등은 주택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군산에 지은 '수송공원삼성쉐르빌'은 2007년 첫 분양 때 한 채도 안 팔렸다. 그러나 지금은 1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새만금개발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과 함께 서해안 고속도로가 뚫리고 장항선 복선 전철과 공주∼군산 간 고속도로가 공사에 들어가며 부동산 인기가 좋다. 여수는 엑스포를 유치한 뒤 아파트 값이 20% 가량 뛰었다. 대주건설이 여수 문수동에 짓는 '대주피오레'는 130㎡형의 분양가 1억8890만원에 5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전남 광양시는 올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이 3.5%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빼곤 전국에서 최고다. 최근 들어 인구가 월평균 300여명씩 늘며 주택 수급균형이 깨져서다. 광주 수완지구도 분양이 괜찮다. 우미건설이 지은 '우미린'은 지난해 연말 분양할 때 아파트 값이 분양가보다 1000만∼1500만원쯤 떨어졌었다. 그러나 최근 주변 집값이 오르며 팔리기 시작해 분양률이 90%까지 올랐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지방 중에서도 개발호재가 분명한 블루칩지역의 경우엔 인구증가세도 뚜렷하다"면서 "그런 지역 중에서도 브랜드인지도, 단지규모, 입지여건 등을 갖춘 아파트들은 부동산시장 불황 속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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