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기자] 한국 영화 여름 성수기에 첫 흥행 신호탄을 올린 '차우'가 식인 멧돼지라는 독특한 소재와 신정원 감독의 번뜩이는 재치로 영화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맞아 개봉스코어 9만명을 동원한 차우는 전국 400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7급 공무원'에 비교되는 신선한 캐릭터와 감각으로 한국 영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채로운 캐릭터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박혁권으로 구성된 5인 추격대와 식인멧돼지와의 사투를 그린 '차우'는 어느 한 명을 주연이라고 꼽기 어려울 만큼 캐릭터 전체가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다혈질에 인생을 떠밀리듯 살아온 김순경(엄태웅 분)과 과격한 생태학과 조교 변수련(정유미 분)을 비롯해 전설의 포수 천일만(장항선 분), 유학파 포수 백만배(윤제문 분), 서울에서 파견된 신형사(박혁권 분) 등 각각의 특이성을 지니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캐릭터들은 마치 출연자 모두가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시트콤을 연상시킨다.특히 명예와 명성을 모두 지닌 백만배가 실수를 연발하는 부분이나, 핀란드 유학파 포수임에도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점, 형사의 신분으로 의외의 도벽끼를 지닌 신형사의 모습 등이 영화 속 웃음 폭탄으로 작용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매리 이장, 파출소장, 박순경, 덕구 엄마 등 영화 속 조연 배우들 또한 시시때때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어 '차우'는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기습 웃음'의 진수를 보여준다.#쉴세없는 웃음 '괴수어드벤처' 맞아?독특한 유머 코드로 전국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정원 감독은 캐릭터와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관객들로부터 허를 찌르는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때문에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처럼 '괴수 VS 인간의 사투'를 그린 괴수 어드벤처 장르 속에서도 '차우'는 캐릭터와 상황에서 유발되는 웃음으로 인해 독특한 재미를 자랑하고 있다. 실수를 연발하는 전설의 포수, 식인 멧돼지의 습격으로부터 시민을 구해야 하는 경찰들이 되려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모습, 화목해 보이지만 불륜으로 얼룩진 가족 등 '차우'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들은 리얼리티를 코미디로 승화시킨 감독의 재치를 돋보이게 한다.특히 흘리는 듯한 대사 한마디, 단 몇 초간 등장하는 단역 배우들조차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유머 코드와 풍자적 요소를 지녀,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으로 관객들을 놓아주지 않는다.#여기에 보너스, 스릴과 어드벤처웃음을 무기로 내세운 '차우'는 괴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 식인 멧돼지와 5인 추격대의 숨막히는 한 판 승부를 통해 관객들에게 스릴과 어드벤처의 묘미까지 선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 코드를 이어 가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짜릿한 액션과 통쾌한 어드벤처는 유머 코드와 별개로 영화의 보너스 매력으로서 관객들의 만족도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미국의 그랜지 숲, 강원도 삼척의 폐탄광 등을 오가며 촬영이 완성된 '차우'의 액션과 어드벤처는 그간 할리우드 영화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어드벤처의 묘미를 한국적으로 되살려내며 영화적 볼거리와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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