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속터지는 하루였다” 최근 용인 흥덕지구로 이사한 김정환씨는 지난 주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오전 11시경 나들이 길에 나섰다. 잠실로 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탄 김씨는 약 2시간여 가까이를 양재~판교 구간에 갇혀있어야 했다.
#2. 판교에서 역삼동에 위치한 건설회사에 다니고 있는 양재필씨는 퇴근시간을 일부러 늦춘다. 이미 6시에 모든 일이 종료되지만 그가 차에 시동을 거는 시간은 7시를 훌쩍 넘는다. 상습정체구간인 판교~양재간 구간 때문이다.
#3. 5~6시경 사당역, 강남역 앞에는 사람들이 3~4줄로 약 100m가량 줄을 선다. 용인, 수원, 분당 등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신분당선의 개통이 점차 늦춰짐에 따른 이같은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판교신도시가 교통지옥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판교는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로 들어오는 길은 연일 정체를 빚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도로 공사가 지연되고 입주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판교서 뻗는 도로는 공사중? =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9일 경부고속도로 양재~판교 구간 확장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당초 왕복 8차로인 이 구간(8.1㎞)을 10차로로 넓힐 계획이었다. 그러나 감사원 기관운영감사 결과 확장공사를 하더라도 이 구간의 지·정체 해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량이 줄어들 것 등을 이유로 감사원은 확장 공사를 만류했다.
또 판교 입주 6개월을 앞두고 23번·57번국도의 확장공사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판교~과천을 연결해 서울 사당 쪽과 이어지는 57번 국도의 확장공사는 공정률이 73% 정도 됐으나 보상문제로 도로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확장구간은 판교~청계사 구간(5.3㎞)이며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히는 공사다. 23번 도로 확장공사는 올 11월이 완공 예정이나 38%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국유지가 사유지로 넘어가 보상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게 공사담당자인 주택공사 측의 설명이다.
◇신분당선 연기= 이같은 상황은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역에서 성남 판교와 분당 정자역을 잇는 신분당선 개통은 2011년 9월 말로 연기됐다. 당초 신분당선 개통은 판교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9년 말로 잡혔다. 그러나 2005년 실시계획 승인단계에서 2010년 7월로 미뤄진 바 있다.
또다시 개통이 지연된 것은 역사 이전과 환승 문제 때문이다.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부근 사거리에 역사 신설을, 성남시는 청계역과 판교역 사이에 옛골역을 신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에 대해 실시계획 상태에서 역사를 신설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결국 국토부는 협의를 진행하며 2011년 9월을 개통예정일로 잡았다.
◇입주물량 2011년까지 '점입가경' = 이같은 도로 및 지하철 상황에도 판교를 포함한 경기 남부지역은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신규 입주가 진행된다.
먼저 판교에는 올해 2만3110가구, 내년 말까지 2만6905가구 등 2010년 말까지 92%가 입주한다. 2011년에는 아파트 948가구, 주상복합 125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수원, 용인, 성남 등지에도 올해 아파트만 2만8186가구가 입주한다. 2010년엔 오산 세교까지 포함하면 2만1540가구, 2011년엔 5617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교통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에서는 이같은 상황에도 별다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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