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위스키 시장이 기존의 고급 이미지를 벗어 던지면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1983년 호황의 절정에 달한 일본 위스키 시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당시의 5분의1 수준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산토리와 닛카 위스키 등 자국산 위스키들이 가격을 낮추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4월 위스키 출하량은 '가쿠빈(角甁)'으로 알려진 산토리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으며, '블랙 닛카 클리어 블렌드'가 2년 가까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닛카도 4% 증가했다. 이대로만 가면 산토리는 11년만, 닛카는 10년 만이었던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출하량이 전년 수준을 웃돌게 된다.
특히 일본 위스키 메이커들은 불황 속 술잔을 기피하는 기존 소비층을 겨냥해 고급 이미지를 벗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하이볼(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어 텀블러에 담아 내는 음료) 한 잔은 400엔대로 맥주보다 저렴해 30대 이상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산토리는 올해 하이볼 납품 음식점을 전년의 2배인 3만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닛카는 '블랙 닛카' 700ml들이 1병에 750~900엔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불황을 타파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일본 위스키 메이커들은 기존의 고급 이미지가 침체를 불러왔다는 반성에서 이미지 변신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34세 회사원은 "아버지 냄새가 나던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일본 위스키 메이커들은 위스키의 유래와 주조법 강습 등을 통해 여성 소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데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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