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프로 이원제가 스카이72투어 1차 대회 우승직후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72투어'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이 올해부터 창설한 한국프로골프(KPGA) 2부투어, 이를테면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의 네이션와이드투어격이다. 비록 정규투어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4월의 1차 대회를 기점으로 오는 9월까지 장장 6개월에 걸쳐 상ㆍ하반기 예선전 2회와 본 대회 10회 등 모두 12차례의 대회가 열리고, 총상금도 4억4000만원에 육박하는 만만치 않은 투어다. 지난달 1, 2회 대회를 치러 세미프로 이원제(21)와 최민철(21) 등 '유망주'들이 우승을 차지하는 등 투어는 이미 4회 대회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특히 대회 코스가 SK텔레콤오픈 등 메이저급 대회를 개최하는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 등 투어전용코스라는 것도 즐겁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무명선수들에게 투어코스에서의 실전은 '약(藥)'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투어는 사실 오래전에 창설됐다. 이동통신업체 KTF가 1999년 창설한 'N 016투어'가 전신이다. KTF측은 그러나 'KTF투어'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5년간 투어를 진행하다가 2004년 "김미현 후원과 함께 골프마케팅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면서 돌연 투어를 폐지했다. 지난해에는 캘러웨이골프가 바톤을 이어받아 '캘러웨이투어'로 재탄생시켰지만 1년만에 또 다시 손을 들었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투어의 개최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은 물론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투어는 시드권이 없는 플레잉프로와 세미프로들이 출전하는,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진다. 당연히 언론이나 일반인들의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스폰서로서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남는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하지만 무명선수들에게는 연간 10차례에 걸친 이 투어가 그동안 경기력을 향상시켜 주는 원천이 됐다. 상, 하반기 1~ 3위 등 상금랭킹에 따라 6명에게 KPGA 정회원 자격을 주고, 4~ 9위까지 모두 12명에게는 퀄리파잉(Q)스쿨 예선을 면제해주는 '기회의 무대'이기도 하다. 매 대회 적지 않은 상금은 골프에 매진할 수 있는 짭짤한 수입원도 된다. 무명선수들은 2부투어를 통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입해 '마스터스'까지 제패한 잭 존슨(미국)을 보면서 이 투어를 통해 '내일의 스타'를 꿈꾼다. 이 투어가 바로 한국프로골프의 기초를 다져주는 든든한 토대가 되는 셈이다. 이 투어는 실제 김형태(32)와 최호성(36) 등 현재 코리언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들을 키워낸 산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아무리 마케팅도 좋고, 이익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골프관련기업에서는 이 투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회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할 까닭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골프라는 파이를 최대한 키울 수 있다. 어쨌거나 이 투어가 무산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열리는 것이 무척 반갑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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