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박연차 상품권 1억 분쇄기로 갈아'

국고 횡령 및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를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망이 자신에게로 접근해오자 압수수색 등을 염려해 상품권을 모두 분쇄기로 갈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12월 초 부산 L백화점에서 50만원 상품권 600장(3억원어치)을 로비로 사용하기 위해 한꺼번에 구입했다. 박 회장은 2005년 1월께 사돈인 김정복 서울 중부국세청장이 차기 국세청장에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울 S호텔에서 박정규(구속기소)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정 전 비서관, 김 중부청장 등과 함께 부부 동반 모임을 가졌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세청장 인사검증 권한이 있는 박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에게 각각 1억원어치 상품권을 건넸고, 정 전 비서관은 이를 보관해 오다가 지난해 2월 검찰이 신성해운 수사를 벌이자 상품권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상품권을 쓰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검이 신성해운 세무조사 무마 로비 사건을 본격 수사하자 압수수색을 할까봐 겁이 나 분쇄기에 넣고 갈아버렸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7일 긴급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어치의 상품권 존재를 부인하다가 최근에야 이를 시인했고, 구속 수감되자 상품권의 용처까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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