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지난 7일 자신의 목을 매 자살한 故장자연의 사망에 대해 경찰이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그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8일 고인이 목을 맨 흔적을 빼곤 타살을 의심할 만한 특이사항이 없는 점을 들어 자살로 결론을 내렸고, 이에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어린 연기자의 못다핀 인생에 대해 주위에서 안타까움을 전하는 가운데 자살의 주 원인이 우울증이었다는 결론에 다시 한 번 주위를 충격에 빠뜨렸다. 고 이은주, 정다빈 등 대부분의 어린 여자 배우들의 자살 이유가 근본적으로 우울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장자연의 죽음에도 영향을 미친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연예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들을 모아보면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우울증의 씨앗은 약 10년 전 부모님의 교통사고였다. 고인의 고등학교 시절 뜻하지 않은 사고가 부모님을 동시에 여의게 했고, 당시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지금까지 겁보기와 속마음이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것이 가까운 지인의 전언.
장자연의 한 측근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자연의 부모는 고인이 고등학교 시절 교통사고로 함께 사망했고, 이후 친언니와 함께 살아왔다”며 “겉으로는 명랑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어두움이 늘 깔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생전 부친은 모 그룹 계열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부모님이 한날한시 돌아가시고 난 뒤 정신적인 충격을 늘 안고 살아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고인의 자살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 부모로부터 남겨진 유산이 있었고, 그동안 고인도 광고 모델 활동 등을 통해 적게라도 벌었기 때문에 일단 경제적인 이유는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최근 활동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왕성한 활동에 비해 역할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은 편. 진정한 연기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대중에게 비난을 받는 악역이나 다소 저속해 보일지 모르는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였다.
고인의 한 지인에 따르면 장자연은 요즘 ‘꽃보다 남자’의 인기에 힘입어 자신의 입지도 커지고 있었지만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분량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차기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캐릭터의 혼란이 대부분 신인 연기자들이 겪는 고충이라고 볼 때 고인은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에 대해, 또 순탄치 않은 연기자로서의 행보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해왔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끝으로 최근 대인관계로 인해 심경의 변화를 겪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고인의 시신을 발견하고 최초로 경찰에 신고한 친언니는 해당 경찰에 "동생이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최근 자주 집에 혼자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고인의 한 지인은 그 이유에 대해 “최근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 한 카페를 아지트처럼 드나들며 친분이 두터운 모델들과 연기자 지망생들을 만나왔는데 한동안 그곳의 출입이 줄었다고 들었다”며 “주위 친구들에 따르면 그중 남몰래 교제해온 연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결국 그와의 헤어짐의 여파로 우울증이 심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이 방송할 때나 평소 사람들을 대할 때 밝고 명랑해 보이지만 한 편으로는 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했고, 또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아마도 요즘 주위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멀어지는 일을 겪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유서나 뚜렷한 유언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 고인의 자살 이유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 다만 한 지인에게 전달했다는 편지가 그의 자살 이유를 밝히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듯. 하지만 그 문건의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 주위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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