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를 비롯한 5개 금융 당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추가적인 은행 지원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또 다시 급락했다.
정부의 지원 기대감 속에 은행주가 모처럼 강세를 나타냈지만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기술주가 휘청거리면서 빛을 잃고 말았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1997년 이래 최저치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0.89포인트(-3.41%) 급락한 7114.7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26.72포인트(-3.47%) 빠진 743.33, 나스닥 지수는 53.51포인트(-3.71%) 내린 1387.72로 마감됐다.
◆당국 은행 지원약속 허사= 재무부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FDIC(연방예금보험공사) OTS(연방저축기관감독청) OCC(통화감독청) 등 5개 금융 감독 기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위험에 처한 은행들에 지원을 약속했다.
이들 기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 은행들이 더 깊은 경기 둔화에서 살아남음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소위 스트레스 테스트가 오는 25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은행들이 민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자금은 필요한 경우에 한해 보통주로 교환이 가능한 우선주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규제당국이 은행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반등을 이끌어냈지만 지수 반등으로까지 연결되지는 못 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은행주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이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UBS 파이낸셜 서비시스의 마이크 리안 헤드는 "문제의 일부가 사라졌다는 어떤 확실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은 여전히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을 것인가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 등 기술주 약세 주도= 모건스탠리가 기술주의 수익 악화를 전망한 탓에 인텔과 휴렛팩커드 등이 약세를 보였다. 휴렛팩커드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27% 급락했다. 인텔도 5.48% 미끄러졌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한 GE(제너럴 모터스)의 주가는 1995년 3월 이후 최저인 8.85달러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5.65% 급락한 것.
반면 정부의 지원 기대감 속에 씨티그룹은 9.74% 폭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17% 올랐지만 상승폭을 크게 줄였으며 JP모건 체이스는 장중 하락반전하며 1.96% 약세마감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유나이티드 항공의 모기업 UAL의 주가는 19.56% 폭등했다. 반면 팜은 도이체방크의 투자의견 상향조정 호재에도 불구하고 약세장에 밀리며 0.26% 하락했다.
전미자동차노조와 퇴직자 보험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포드 자동차는 9.49% 폭등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보합마감돼 대조를 이뤘다.
◆달러 강세 지속..금값 조정= 지수 하락 속에 미 국채 가격은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장기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현지시간 오후 2시45분 현재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01%포인트 오른 0.95%를 기록했다. 반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52%를 기록해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섰던 금 가격은 소폭 조정을 받았다. 금 4월물 가격은 7.20달러(-0.7%) 빠진 온스당 99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부각되며 2거래일 연속 하락, 배럴당 40달러선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4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59달러(-3.97%) 하락한 배럴당 38.4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엔과 유로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현지시간 오후 4시9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94.49엔을 기록해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지난주에 비해 1.2% 가량 상승했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서도 1% 상승해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2702달러를 기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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