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환관리 또 비상,,'지난해 악몽 재연되나'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들어 다시 1500원을 넘어서면서 재계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국내 대부분 기업들은 올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을 1250~1300원 정도로 잡고 있는 가운데 1500원 이상 고공비행을 지속할 경우 그렇잖아도 '3월 위기설'로 자금시장이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가운데 자체 조달 능력까지 현저히 떨어지면서 경영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지난해 악몽 재연되나" 정유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심상치 않은 환율 움직임에 지난해 악몽이 되풀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해들어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손실 폭이 줄어들고 있는 데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반납해야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환율 급등으로 국내 정유 4사는 4ㆍ4분기의 경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악화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 정제마진 악화에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이 한꺼번에 반영된 데 따른 것인데 최근 일련의 상황이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해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업종 특성상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이 10원 오를때마다 약 80억원의 환차손이 쌓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내부에 환관리위원회를 두고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계자는 "내부에 환관리위원회를 두고 환율 동향을 살피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유연한 환경변화 대응을 위해 시나리오 플랜에 의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투자규모를 유동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전사차원과 실무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환관리위원회를 열고(전사위원회는 분기별 개최·본부위원회는 주 단위 개최) 환율과 원유-제품가격 추이 등을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철강, 원료 수급 부담 커지나 철강업계는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료 수급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았을때는 환율이 올라 원재료 부담이 늘더라도 수출로써 어느정도 상쇄가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처럼 철강 시장이 얼어 붙은 상태에서는 달러 유입은 줄면서 지출은 더 늘어나 외화 보유고가 안정적인 수준을 밑돌고 있다. 는 지금까지 매년 30% 가량의 철강재를 수출해 왔다. 그러나 올들어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수출물량이 이를 훨씬 밑돌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 대금 결제를 위해 외화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환율이 올라 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항상 일정한 수준의 외화보유고를 유지해야 하는데 환율과 원료값이 같이 오를 경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車, 환차익은 거두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80%가 넘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익이 반가우면서도 글로벌 시장 위축 장기화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는 올해 글로벌 판매를 완성차 수요 둔화를 반영해 전년 보다 5.5% 감소한 263만대 정도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1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보다 31.8% 감소한 3만 5000대, 국내 생산 수출과 해외 생산량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47.4%와 2.1% 줄어든 5만 2000대와 9만 2000대에 머물러 보수적인 연간 예상치도 미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화가치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는 2009년 원ㆍ달러 환율 평균치를 1225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1038원 보다 17% 높은 수준이다. 이를 지난해 수출 실적(97만 4834대, 매출 19조 8976억원)에 적용할 경우 매출 기여도가 3조 38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률이 최악의 영업 조건에도 불구하고 4%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는 올해 글로벌 판매가 전년 보다 1% 소폭 하락한 138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차들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수출 부문이 부진하다. 그러나 환율이 매출을 17% 정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산업부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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