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수주 성적 저조..400억불 목표 '비상'

# 알제리에서 부이난 신도시 사업을 벌여온 A컨소시엄은 최근 현장에서 직원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국내사업도 힘든 판에 이 나라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로워져 추가 계약체결을 위한 고삐를 당분간 늦추기로 했다. # 쿠웨이트 사업을 수주한 5개 대형건설사들은 올해도 사업을 시작하지 못할까 좌불안석이다. 계약을 하긴 했으나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아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 가장 집중하는 시기인 연초부터 성적이 저조해 올해 목표인 400억달러 달성에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2월15일까지 한달 반 동안 해외건설 수주액은 46억984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8억696만 달러)보다 31억855만 달러(40%)나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지역이 작년 같은 기간 29억4894만 달러, 66건이었으나 올해는 10억달러대로 47건에 그쳤다. 중남미 지역의 경우 4억8825만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2105만 달러로 거의 수주실적이 바닥이다. 반면 중동은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 건수로는 작년 16건보다 적은 14건에 그쳤으나 금액으로는 32억3158만 달러로 작년 31억1197만 달러보다 많았다. 국가별로는 여전히 베트남이 1위로 강세를 기록했다. 우리 건설업체는 올해 베트남에서 작년 같은 기간(22건)보다 적은 17건을 수주했다. 그러나 금액으로는 3억4543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억4926만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작년 실적이 좋았던 건설사들의 연초 약진도 눈여겨볼 일이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작년 해외건설 실적이 두드러졌던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올해는 아직까지 수주실적이 전무하다. 삼성물산은 2건, 대림산업 1건, 대우건설 1건, SK건설은 각각 2건을 수주했다. 이 같은 실적대로라면 올해는 지난해 476억 3972만달러어치의 60~70%에 그칠 전망이어서 정부의 올해 목표 400억 달러에 못미칠 확률이 크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해외건설 수주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해외 주요 발주국들이 유가하락 및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발주계획을 돌연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120억달러 상당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신규공장 입찰, 아랍에미리트(UAE)의 27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의 킹압둘라 경제도시(KAEC) 프로젝트 등의 대형 사업이 올해 발주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경우도 내수산업의 부진이 경영위기로 이어지자 무분별한 해외사업에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더구나 중동오일달러 공략을 위한 유럽 등 선진국 건설회사들과의 경쟁도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발목을 잡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유럽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공략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알제리 경우 우리나라 건설사들에 대한 견제가 심해 추가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400억 달러 달성을 확신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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