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세운 '한국 휴대폰'이 2008년 환하게 웃었다. 삼성은 지난 해 북미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르며 전세계 2위 자리를 굳혔고, LG전자도 연간 판매량에서 1억대를 돌파하며 세계 3위에 등극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휴대폰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전 세계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해 글로벌 시장에서 앞 다퉈 실적경쟁을 펼치며 휴대폰 강국의 위상을 드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세계 2위 자리를 굳히면서 노키아와 '양강 구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삼성은 전 세계적으로 2억대 정도를 판매한데 이어 시장 점유율 16~17%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07년 점유율 14.4%에서 2% 정도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1위 노키아(2007년 38.9%)와의 격차는 줄어들고 3~5위권과의 격차는 늘어나면서 '2강3중' 구도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해 3분기 모토로라를 제치고 북미시장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는 미국시장 진출 11년만에 거둔 쾌거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 2위 자리 구축과 미국 시장 1위, 그리고 17%가 넘는 사상 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지난 해에는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올해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최근 발표한 '2009년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전망'에서 노키아가 4억6370만대를 판매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삼성도 2억1030만대를 판매해 1위 노키아를 바짝 추격하면서 3~5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측했다.
SA는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업체는 모두 -3%에서 -17%까지 역(逆)성장이 예상된다"고 언급, 노키아와 삼성의 '2강 구도'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관계자는 "첨단 디자인과 기술이 겸비된 프리미엄폰으로 선진시장을 공략하고, 신흥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토대로 유통망 확충과 원가경쟁력 확보로 지배력을 늘려가겠다"고 귀띔했다.
LG전자도 지난 해 연간 판매량 1억대를 돌파, 1996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지 13년 만에 '1억대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LG전자는 2008년 실적발표에서 판매량 1억70만대, 매출액 14조5557억원, 영업이익 1조60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 이익률도 사상 최고인 11%에 달했다.
LG전자는 내친 김에 글로벌 순위 3위권 진입도 노리고 있다. 소니에릭슨이 실적 악화로 지난 해 판매량이 966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모토로라도 9900만대의 저조한 판매가 예상돼 1억대를 돌파한 LG전자의 3위 입성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관측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침체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휴대폰 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중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판매량 목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의 점유율을 10%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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