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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공장매물…경매 쓰나미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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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코로나에 자금난
법원경매 하반기 쏟아질듯
공장경매 땐 설비도 고철값 '재기불능'

쌓이는 공장매물…경매 쓰나미 오나 경기 화성 소재 한 공장의 문이 굳게 닫힌 채 우편물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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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경기 화성시 남양읍에 있는 열처리업체 A사의 우편함에는 먼지 쌓인 우편물이 넘쳐 흐른다. 공장 문은 굳게 닫힌 지 오래다. 이 회사 인근 금형업체 B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공장 문은 열려 있지만 내부는 어둡다. 공장 가동이 한창일 오후 3시지만 근로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기계 설비가 작동하는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두 회사 모두 공장을 매물로 내놨지만 몇 달째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임대로 돌려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이 지역 공장 매물 전문 C부동산중개업체 대표는 "이 업체들을 포함해 반경 500m 안팎의 4~5개 공장이 매물로 나왔다"며 "경기 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공장 문을 닫거나 문은 열어놨지만 가동을 못 하고 기계만 남아 있는 곳들"이라고 했다. 그는 "공장이 팔리지 않으면 임대로 돌려 내놓기도 하는데 최근 매물이 늘고 있고, 제조업 경영 환경이 안 좋아 최소 1년 이상 이런 상황이 간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업체 등의 공장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최근 중소 제조업체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 매매시장에서 처분하지 못해 경매에 넘겨지는 공장도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수년째 인상된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내놓은 공장 매물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중반에 걸쳐 대량으로 경매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쌓이는 공장매물…경매 쓰나미 오나 공장들이 모여 있는 단지 주변 전봇대 위에 공장 및 토지 임대·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다.


코로나19로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의 분위기도 먹구름이다. 반월시화국가산단 입주업체 D사 대표는 "최근 이 지역에도 공장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이 시국에 공장을 살 사람은 없다"면서 "기업을 사는 게 아니라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만 있고, 이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기계·설비)은 사지 않고 공장 건물과 대지만 매입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부동산만 처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료 매입(수입)부터 내수·수출, 고용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단시간에 해결할 돌파구는 없다.


공장매물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게 될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일반적인 매매를 통해 공장이 거래되면 공장에서 사용하는 기계·설비도 어느 정도 값을 매길 수 있지만 경매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게 대부분이다.


D사 대표는 "공장을 경매로 넘길 때는 부동산 가격도 떨어지고 기계는 고철로 처리되기도 해 부채가 남은 상태서 기업을 재기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월시화국가산단에 제2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공장자동화기계 전문업체 임원은 "반월시화산단 내 거래처들의 생산량이 반토막 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업체들의 경영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쌓이는 공장매물…경매 쓰나미 오나 시화국가산업단지 전경/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반월국가산단과 시화국가산단의 가동률은 각각 68.0%, 72.8%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1.3%포인트, 1.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2월 대비 3월의 고용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소 제조업체의 어려움이 당장의 일은 아니다. 최근 3년간 연도별 전국 공장경매 통계를 보면, 중소제조업체의 자금난 악화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장경매전문연구소에 따르면 공장경매 건수는 2017년 6259건, 2018년 6182건으로 감소했다가 2019년 6439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2275건이 넘는 공장경매 물건이 올라왔다.


국내 최대 부품소재 집적단지인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도 공장경매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월시화국가산단이 위치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와 시흥시 정왕동의 공장경매 건수는 2018년 61건에서 지난해 119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경매 진행 중인 공장들은 지난해 상반기 경매에 부쳐진 물건이 대부분이다. 법원 경매 프로세스를 감안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망해서 문을 닫는 공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올해 하반기 이후나 내년 상반기쯤이다.


쌓이는 공장매물…경매 쓰나미 오나


공장 매물은 팔리거나 임대라도 계약이 되면 자금난 위기를 벗어나는데 그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매물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유찰까지 되면 매매가격이 뚝 떨어져 제값도 못 받고 사업 재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정아람 공장경매전문연구소 팀장은 "법원 경매의 경우 접수일로부터 빠르면 약 6개월, 늦으면 1년 반 정도 뒤에 일반인들도 확인 가능한 공고가 뜨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 시장 영향, 원자재값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제조업 상황이 안좋아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까지 충격이 더해져 자금난에 공장매물이 나오고 있고,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경매시장에 대량으로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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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중소기업 경영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 6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일 발표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가 전년 대비 현재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75.3%는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했고, 65.7%는 2분기에도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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