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속거리 3700㎞로 전자전, 정보수집, 감시, 정찰 가능…향후 미사일ㆍ폭탄도 탑재가능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신형 무인 전투기 '로열윙맨'이 호주국제에어쇼(2월 26일~3월 3일)에서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유인 전투기의 '조수'격으로 개발 중인 로열윙맨은 이르면 내년 실전 배치된다.
드론 전투기 로열윙맨은 전장 11.6m, 항속거리 3700㎞로 센서가 탑재돼 전자전은 물론 정보수집, 감시, 정찰이 가능하다.
보잉에 따르면 로열윙맨은 특히 인간 조종사가 수행할 수 없는 장거리 감시에 적합하다. 앞으로 언젠가 로열윙맨에 미사일ㆍ폭탄도 탑재할 수 있으리라는 게 보잉의 설명이다.
로열윙맨은 '보잉 에어파워 티밍 시스템(Boeing Airpower Teaming System)'으로 불리는 신형 무인 플랫폼의 일부다.
로열윙맨은 호주에서 비밀리에 개발돼왔다. 2차대전 이래 호주에서 처음 개발된 전투기다.
보잉은 로열윙맨의 가격이 전형적인 유인 전투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면서도 정확한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구매국의 선택사양에 따라 대당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보잉 자율시스템 부문의 크리스틴 로버트슨 부사장은 "로열윙맨이 작전에 큰 융통성을 부여하는데다 규격화한 부품으로 조립해 만들 수 있고 여러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며 "가격은 파격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로버트슨 부사장은 로열윙맨도 여느 첨단 항공기처럼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는 로열윙맨에 세계 어디서든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능력이 갖춰져 있다고 자부했다. 다른 항공기와 협력해 편대를 재구성하고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잉의 연구 및 시제기 개발 부문인 팬텀웍스인터내셔널의 셰인 아놋 이사는 "F/A-18E/F 슈퍼호넷 한 대와 로열윙맨 4~6대가 나란히 임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로열윙맨은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 수 있을 뿐 아니라 강한 중력을 견디고 고성능 컴퓨터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할 수도 있다.
아놋 이사는 "상대적으로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무인 전투기가 유인 전투기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로열윙맨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 내용은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러나 로열윙맨의 주요 임무가 위험한 지역에서 전자전과 정찰을 수행하는 것임은 분명하다.
로열윙맨은 수천㎞를 비행할 수 있는데다 측면에 센서나 전자전 장비를 탑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이 로열윙맨 프로젝트에 정확히 얼마나 쏟아 부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미국 밖에서 단행된 드론 개발 투자로 최대 규모인 것만은 분명하다.
크리스토퍼 파인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에 4000만호주달러(약 32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로열윙맨의 수출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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