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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베낀 中, 독자개발 韓에 할 소리 아니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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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우주발사체 개발 흑역사로 본 '누리호의 성과'
누리호 발사 '혹평' 중국은 남의 나라 기술 이전받아 조기 성공

"美·러 베낀 中, 독자개발 韓에 할 소리 아니다"[과학을읽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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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21일 대한민국의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첫 발사됐습니다. 목표 고도인 700km까지 무사히 도달했지만 마지막 3단부 엔진이 계획보다 일찍 꺼져 위성모사체를 궤도에 올려 놓지는 못했습니다. 성공이냐 실패냐 말이 많지만, 기술적으로 볼 때 성공작으로 평가됩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1단부의 75t급 엔진 4개 클러스터링이 정상 작동했고, 각 단 분리ㆍ페어링 분리도 제대로 이뤄졌습니다. 발사체의 자세 제어나 방향 콘트롤까지 정확히 설계된 대로였죠. 발사를 마친 후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개발본부장은 "모든 것들이 다 정확하게 들어맞았는데. (3단부 엔진의) 연소시간이 짧아서 궤도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도 "어렵지 않게 원인을 찾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곧 완벽한 결과를 (2차 발사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른 과학자들의 평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권세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인공위성센터 소장은 "나는 성공했다고 본다. (1차 발사에서) 너무 높은 목표(위성모사체 궤도 진입)를 잡았던 것 아니냐. 이 정도면 기술적으로 성공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누리호의 발사 성과에 대해 중국 등 일부를 제외하곤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이 독자적 위성 발사체 기술 확보에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는 내용입니다. 세계 우주발사체 역사로 본 누리호의 성과를 살펴보죠.


◆ 미·러 베꼈던 중국

중국 측에선 자신들이 1970년대 제작했던 것보다 누리호의 기술력이 못하다고 혹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마디로 러시아와 미국의 기술을 이전받거나 베껴 '벼락치기'에 성공한 중국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맨손으로 시작해 독자 기술 확보에 성공한 한국에 대고 할 소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은 1970년 창정 1호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긴 했습니다. 최근에는 500t급 추력을 가진 초대형 엔진을 개발해 심우주 탐사를 위한 괴물급 우주발사체 '창정 5호'를 제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기술을 베끼고 러시아의 기술을 이전 받아 시기가 빨랐을 뿐입니다. 중국의 로켓 기술 개발은 1955년 미국에서 쫓겨나다시피 귀국한 로켓 공학자 첸쉐썬 박사가 주도했습니다. 그는 국민당 고위 간부의 자제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 유학해 독일의 V2 로켓 기술을 연구했지만, 매카시즘 광풍에 휩쓸려 지위가 위태롭자 자의반 타의반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미국의 앞선 로켓 기술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중국에 안긴 꼴이 됐습니다. 경영학계에선 '인재 관리 실패'의 최대 사례로 본답니다. 미 정보 당국이 "첸쉐썬은 5개 군단보다 무서운 인물"이라며 강력 반대했지만 당시 저우언라이 중국 부총리의 비밀 협상이 통했다는 군요.


첸쉐썬 박사는 귀국 후 러시아의 기술을 제공받아 중국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둥팡 1호, 둥팡 2호를 개발했고, 창정 1호와 인공위성 발사도 주도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기술 제공이 없었다면 2차 세계대전의 폐허를 극복하지도 못한 데다 문화혁명으로 피폐된 후진 농업 국가가 1970년대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일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입니다. 중국은 당시 미국과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무기 및 장거리 투사 수단(ICBM) 개발에 국가적 사활을 걸었습니다. 게다가 단번에 사실상 성공한 누리호와 달리 창정 1호는 4번 발사해 2번만 성공하는 등 부실했습니다. 1969년 11월 첫 발사 때는 고작 69초 비행 후 2단 분리가 안 돼 추락하고 말았죠.


"美·러 베낀 中, 독자개발 韓에 할 소리 아니다"[과학을읽다]



◆ '고난의 행군' 걸어야 성공한다

다른 나라들도 우주발사체 과정에서 '고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일본은 1970년 고체 연료를 쓰는 람다로켓을 개발해 위성 발사에 성공했지만 4번의 실패 끝에 5번째 성공하는 등 난관을 겪었습니다. 특히 실용급 중대형 위성을 쏘기 위해 액체연료 로켓을 개발하려 했지만 어려움을 겪자 미국의 델타 로켓 기술을 전수받아 1975년 N-1 로켓을 개발했죠. 그러나 7회 발사 중 1회는 실패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독자 기술로 H-2로켓 개발에 나섰지만 납땜을 잘못해 엔진에 불이 붙어 추락하고, 터보펌프 이상으로 엔진이 멈춰 바다 한가운데 떨어지는 등 수모를 겪었습니다. 일본은 이후 1999년부터 새로운 발사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우주개발의 원조이자 최고 기술국인 미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 해군 주도로 1955년부터 개발된 '뱅가드 로켓'은 11번 발사 중 3번만 임무에 성공하는 치욕을 겪고 폐기됐습니다. 첫 번째 발사 때는 점화 2초 만에 엔진이 꺼졌고, 두 번째도 57초 만에 상공에서 폭발했습니다. 미국이 발사에 성공한 첫 우주 발사체 '주노1호' 도 총 10번 발사 중 4번만 성공하고 6번은 실패했죠. 이 뿐만 아니죠. 현재 재활용 로켓 등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 업체 스페이스X도 팰컨9 개발 당시 3차례의 실패 끝에 4번째 겨우 성공했는데요. 당시 일론 머스크는 딱 마지막 발사만 할 수 있는 자금 밖에 남아 있지 않은 파산 직전의 상태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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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중국의 우주개발 인력은 약 30만명, 스페이스X의 직원은 약 5000명,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직원은 약 1만명이 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연간 200억달러 안팎을 쓰며 직원도 2만명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항우연의 직원은 항공 부문을 다 합쳐도 1000명도 채 안 됩니다.


"美·러 베낀 中, 독자개발 韓에 할 소리 아니다"[과학을읽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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