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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 확산에 거세진 이란 당국 탄압…“최고국가안보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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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태우고 머리카락 노출하며 시위 동참
삭발 퍼포먼스도 강행…'히잡 의문사' 보도기자 체포

‘히잡 시위’ 확산에 거세진 이란 당국 탄압…“최고국가안보회의 소집” 이란 외곽에서 시위대가 20대 여성의 의문사 사건에 항의하면서 불을 피우고 거리를 봉쇄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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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20대 여성 사건으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확장되는 가운데 젊은 여성들이 현장 시위 선봉으로 나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전역에서 열흘 넘게 이어지는 시위에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 의사를 표출하는 이란 여성에 대해 보도했다.


현지 여성들은 히잡을 모닥불에 던져 태우거나 머리카락을 노출한 채 보안요원 앞에서 춤을 추고, 시위 중 머리카락을 자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이달 13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에서 체포된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사흘 만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그가 조사 중 머리를 거듭 얻어맞은 뒤 의식을 잃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 전역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내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30대 예술가 마리암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히잡을 태우고 머리카락을 밀었다"며 "(정부는) 나를 통제하거나 머리카락으로 나를 규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여성들의 저항 행동에 대한 관련 영상이 다양하게 게재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선 이란 여성을 지지하는 연대 시위도 이어졌다.


현지 활동가들은 오랜 기간 히잡 착용 강요와 남성 우위 법률에 억압받으며 저항심을 키워 온 이란 여성들이 폭발적 반향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련 당국은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참가자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는가 하면, 시위 영상 공유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기도 했다.


당국은 22일 아미니 의문사 사건을 최초 보도한 현지 일간지 기자 닐루파 하메디를 구금했다. 이날은 여성 활동가이자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의 딸인 파에제 하셰미를 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했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이란 당국은 공영 매체를 통해 사망자가 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최소 7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이란인터내셔널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을 인용해 이란 당국이 계속되는 시위에 이날 밤 최고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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