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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미쳤다"…집에 굶주린 미국인들 "흉가라도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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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미쳤다"…집에 굶주린 미국인들 "흉가라도 땡큐" 미국에서 주택 매물로 나온 흉가의 내부 모습. 사진=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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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미국에서 '지옥에서 온 집'이라고 불릴 정도의 흉가가 약 60만달러(한와 약 6억8천만원)에 매물로 나와 현지 주택 시장이 들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은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부동산 중개업체 팰컨프로퍼티컴퍼니가 '호러 하우스'나 다름없는 집 한 채를 주택 시장에 시험 삼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의 주택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집값이 치솟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매물로 나온 집에는 2019년까지 10년 동안 한 세입자가 거주했다. 그러나 그는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 되면서 분풀이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곳곳은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로 얼룩져 있다. 또 전기가 끊기면서 썩은 고기로 가득 차 있던 지하실 냉동고에서는 심각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고, 죽은 동물의 뼈가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이 집에는 마스크 없이 들어가기도 어려울 만큼의 악취가 진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본래의 집 주인은 작년 2월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집이 압류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압류가 유예된 이후 집을 수리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결국 중개업체에 의뢰해 흉가가 된 주택을 그대로 부동산 시장에 내놓았다. 부동산 매매사이트 레드핀 측은 이 집을 "모든 집 주인의 악몽"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이 '흉가'는 매물로 올라온 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투자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이 집 주변의 주택 시세가 대체로 75만~80만달러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가, 주택의 뼈대가 튼튼하고 경치가 좋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집을 수리한 다음 더 높은 가격에 되팔려는 매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개업체에 따르면 집을 보지도 않고 현찰로 62만달러를 주고 사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난 상태다. 하지만 중개업체 측은 "직접 와서 냄새를 맡아봐야만 한다"고 강조하며 직접 살펴보지 않는 투자 제안은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의 경제 매체 마켓 인사이더는 "이런 현상이 미국 전역의 주택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어떤 종류의 주택에도 굶주려 있다. 심지어 흉가조차도 횡재로 여겨지는 상태다"라고 설명하며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 수요,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때문에 매수자들이 집을 둘러보는 것마저 건너뛰고 현찰로 집을 사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권서영 인턴기자 kwon19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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