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만든 인공 가슴…"제 2의 심장 얻어"

'폴란드 증후군' 가진 중국 여성 사연
전통적 재건 수술 불가해 새로운 시도

희소 질환으로 한쪽 가슴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중국의 한 20대 여성이 최근 보석으로 만든 인공 가슴을 장착하며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폴란드 증후군’으로 인해 보석으로 만든 보형물을 착용한 중국인 여성 쉬안 자이. 보석 디자이너 이브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희소 질환인 '폴란드 증후군'(Poland Syndrome)을 앓고 있는 쉬안 자이(22)의 사연을 보도했다. 쉬안은 가슴 근육과 신체 한쪽의 팔다리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폴란드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났다. 폴란드 증후군은 신생아 3만명당 1명 꼴로 나타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2~3배 더 많이 발생한다. 발생 원인은 태아 발달 시기인 임신 6주 정도에 쇄골하동맥으로 공급되는 혈류의 흐름에 방해를 받아 이들이 공급하는 조직이 저형성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기대 수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상태에 따라 호흡 문제가 발생하거나 외형 문제로 자신감이 결여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건 수술을 받기도 한다.

쉬안은 어렸을 때 자신이 반 친구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깨닫곤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가슴을 대칭으로 보이게 하려고 브래지어 안에 패드나 천을 넣었고, 이상한 걸 숨기기 위해 습관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했다"라고 회상했다. 쉬안은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자신을 친구들이 비웃기도 했다며 "아버지가 날 떠난 이유가 내 장애 때문이라고 했다"라고 속상해했다.

결국 쉬안은 10대 때 가슴 재건 수술을 받았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3년간 석고로 만든 코르셋을 착용했지만, 갈비뼈 기형으로 인해 때로는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고 전해졌다. 다행히 대학에 입학하면서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은 쉬안을 있는 그대로 아껴줬다. 그러다가 2022년에 쉬안은 기형 교정용 인공 신체를 제작하는 보석 브랜드 디자이너 이브민을 만났다. 그렇게 그는 분홍색과 은색 보석으로 제작된 인공 가슴을 착용할 수 있었다.

‘폴란드 증후군’으로 인해 보석으로 만든 보형물을 착용한 중국인 여성 쉬안 자이. 펑파이신문

쉬안은 자신의 오른쪽 가슴을 위해 맞춤 제작된 보석 가슴을 두고 "날씬한 체격 때문에 가슴에 지방을 채우는 수술을 받을 수 없었는데, 이 보석 가슴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며 "더는 민소매를 입는 게 두렵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브랜드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 기형은 교정이 필요한 질병이라고만 생각했다. 이제 나는 '제2의 심장'을 얻었다"며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 모두 희망과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내 딸도 폴란드 증후군이 있다. 나는 당신에게서 내 딸을 봤다. 내 딸이 20대가 되면 당신처럼 위대해질 수 있길 바란다", "당신의 반짝이는 '두 번째 심장'은 마치 당신의 미래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쉬안을 응원했다.

한편 지난해 같은 증후군을 가진 영국 20대 여성의 사연도 화제가 됐다. 영국 레베카 부처(27)의 오른쪽 가슴 크기는 D컵이지만, 왼쪽 가슴 크기는 A컵이었다. 그는 "유방 축소나 보형물 수술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거절했다"며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폴란드 증후군' 자선 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유명 생활용품 업체 광고 모델의 기회를 얻어 패션모델로도 활약하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